학대받는 어린이들…”어린이날이 더 슬퍼요”

학대받는 어린이들…”어린이날이 더 슬퍼요”

입력 2010-05-05 00:00
업데이트 2010-05-0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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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강원 아동학대 329건…전년比 19.6% 증가

‘오월은 푸르구나~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5일 어린이날을 맞은 가운데 학대 아동들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채 그 어느 때보다 슬픈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초 친아버지로부터 상습적인 신체 학대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김지수(15.여.가명).지훈(12.가명) 남매는 어린이날 전날인 지난 4일에도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들 남매에게 상습적인 학대가 이뤄진 것은 부모가 이혼한 지난해 봄.

 당시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던 아버지에 의한 남매의 학대는 시간이 갈수록 강도가 높아져 아버지는 잦은 폭행은 물론 “죽이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이웃 등의 신고로 이들 남매는 춘천의 한 아동보호기관으로 옮겨졌지만 아버지의 전화 협박은 한동안 계속됐다.

 이들 남매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때문에 일주일에 한두차례 정서적 심리검사와 심리치료를 받고 있으나 그동안 겪은 충격과 정서적 불안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박수진(13.여.가명).수정(11.여.가명) 자매가 처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들 자매가 친할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6월.

 친부모가 이혼하면서 조부모의 집에서 자라난 이들 자매는 오랜 기간 친할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다.

 심지어 동생 수정양은 조부의 성적 학대를 견디다 못해 어린 나이에 자살까지 결심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이들 자매는 아동보호기관 등의 도움으로 지난해 12월말 친모의 곁으로 돌아갔고,자신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친할아버지는 수사기관에 의해 구속 수감됐다.

 이후 이들 자매는 지난날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개월간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점차 웃음을 되찾고 표정도 밝아졌다.

 하지만 이들 자매가 그동안 받은 충격과 상처 입은 마음이 완전히 치유되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처럼 지난해 강원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622건이었으며 이 중 실제 아동학대 사례로 밝혀진 것은 329건에 이른다.

 이는 전년(2008년)도 275건보다 19.6% 증가한 것.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는 친부가 120명(36.4%)으로 가장 많았고,시설종사자 88명(26.7%),친모 60명(18.2%),계모 11명(3.3%),친인척 10명(3%),계부 1명 등이다.

 학대 유형별로는 방임이 130건,정서적 학대 64건,성적 학대 31건,신체적 학대 20건,중복(신체+정서) 학대 82건 등이다.

 도 아동보호전문기관 박선애 사회복지사는 “어린시절 겪은 학대의 충격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데다 상처 치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자칫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성장하면 학대의 대물림이나 사회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주변의 세심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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