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회장 선거 파행…동포사회 술렁

LA 한인회장 선거 파행…동포사회 술렁

입력 2010-05-07 00:00
업데이트 2010-05-0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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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동포가 가장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한인을 대표하는 한인회장 선거가 파행을 겪고 있다.

 이달 22일(이하 현지시간) LA 한인회장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두 명의 후보 중 한 후보의 자격을 전격 박탈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후보 자격 박탈 파문

 제30대 LA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박요한 후보가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했다면서 한인회장 입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지난달 30일 회의에서 박 후보가 허위 선전,후보등록 서약 위반,향응 제공 등의 행위로 선거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린 데 이어 5월4일 회의에서 박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선관위가 한 번도 우리 선거캠프에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기호 2번 스칼렛 엄 후보 측의 주장만을 놓고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반발했다.

 이에 전직 한인회장을 비롯한 한인사회 대표 단체장 20여명은 긴급모임을 갖고 선관위의 후보 자격박탈 결정을 비난하면서 ‘LA한인회장선거 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출범시켰다.추진위는 선관위와 두 후보 측에 7일 오후 LA 한인회 사무실에서 회동할 것을 요청했으며 모임 결과를 보고 오는 12일 한인회 전직 회장단과 단체장이 모이는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선관위 규정 공정성 논란

 한인사회에서는 이번 한인회장 선거가 파행하는 것이 처음부터 예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직 회장인 스칼렛 엄 후보가 재출마하면서 애초부터 공정선거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선관위 규정에 따르면 선관위는 한인회 이사 5명과 외부 인사 4명 등 9명으로 구성하고,외부 인사도 한인 단체들의 추천을 받아 회장이 임명하게 돼 있어 ‘현직 회장 프리미엄’이 상식 수준을 넘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후보자는 입후보한 후부터 개인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선관위가 후보자의 홍보를 모두 맡도록 하는 등의 규정까지 있어 처음 출마한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과정에서 한 달여 사이 4차례나 선관위원이 바뀌고,지난 4일 선관위원을 사퇴한 4명 중 한 명이 “4월30일 선관위 무기명 투표에서 ‘박 후보 자격 박탈건’이 부결됐는데도 선관위가 같은 건을 가지고 또 무기명 투표를 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신뢰성을 더 떨어뜨렸다.

 한편 선관위 관계자들은 박 후보의 자격박탈 결정을 발표하고 논란이 불거지자 6일 현재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

 ◇한인회장 대표성 훼손 우려

 임기 2년의 LA 한인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미주동포가 가장 많은 지역의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의미에서 한국에서나 동포사회에서 소위 ‘대접받은 자리’로 통한다.특히 재외국민 참정권 시행을 앞두고 ‘LA 한인회장’의 주가는 더욱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후보의 자격이 느닷없이 박탈돼 선관위 규정대로 현 한인회장이 무투표 당선되면 그만큼 한인회장의 대표성이 훼손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대의 한 동포는 “지금도 한인회장 선거에는 주로 한인 1세대 원로들만 참여하는데 선거 과정에서 이러한 분란이 자꾸 생기면 누가 선거에 관심을 두겠으며 누가 한인회장을 인정하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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