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연구 탄력받나

배아줄기세포 연구 탄력받나

입력 2010-05-27 00:00
업데이트 2010-05-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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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가 27일 자궁에 착상되지 않은 배아에 대해 기본권의 주체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남모씨 부부의 배아가 낸 헌법소원을 기각함으로써 배아 연구를 둘러싼 그동안의 윤리 논쟁이 일단락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아(embryo)’는 생식세포인 정자와 난자가 만나 결합된 수정란을 의미하며,일반적으로 수정된 후 조직과 기관으로 분화가 마무리되는 8주까지의 단계를 가리킨다.

 배아는 보통 5-7일 동안 세포분열을 거쳐 100-200여개의 세포로 구성된 ‘배반포기배아(blastocyst)’로 발생돼 자궁에 착상하게 되며 계속해서 세포분열과 분화 과정을 통해 인간 개체로 발생하게 된다.보통 연구에는 수정 후 원시선이 나타나는 14일 이전의 배아가 사용된다.

 이런 배아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과학계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본격화되면서부터다.

 배아줄기세포가 인체 조직이나 장기로 분화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학자들은 불임수술 후 남은 냉동잉여배아와 체세포 복제 방식의 배아 등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연구를 해왔다.

 반면 일부 종교계와 생명윤리계의 입장은 달랐다.이들은 ‘배아도 생명’이라는 입장 아래 생명을 파괴하는 배아연구를 중단할 것을 과학계와 정부에 꾸준히 요구해왔다.

 특히 연구 목적의 배아 이용을 허용하는 현행 생명윤리법 조항이 배아의 존엄과 가치,생명권을 침해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이번 판결로 배아연구를 둘러싼 논쟁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과학계에서는 그동안에도 “착상될지 여부가 불분명한 냉동 상태의 배아는 착상된 배아나 태아,사람과 동일한 지위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해온 만큼 앞으로 생명윤리법의 테두리 안에서 배아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기관인 차병원의 정형민 박사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근본적인 생명윤리 문제를 따진 것은 아니지만,현재의 생명윤리법 내에서 배아연구가 타당함을 인정한 것”이라며 “그동안 생명윤리 문제로 의기소침했던 과학계의 배아연구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대 생명공학부 박세필 교수도 “원시선이 나타나는 14일 이전의 배아는 마치 암세포처럼 커가는 하나의 세포덩어리로 간주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14일 이전의 배아연구를 허용하는 추세 속에서 국내에서도 이번 판결이 배아연구를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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