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동 성폭행 피의자 서울로 압송… 영장 신청

장안동 성폭행 피의자 서울로 압송… 영장 신청

입력 2010-07-17 00:00
업데이트 2010-07-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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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후 20일동안 장안동 집에 은신 경찰, 집에 가 전과 확인하고도 놓쳐

서울 장안동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동대문경찰서는 16일 오후 피의자 양모(25)를 제주에서 압송해 범행 경위와 행적 등을 조사했다. 검정 계통의 운동복을 입은 양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걸어 동대문서에 들어섰지만 오른손으로 남색 모자를 눌러쓴 채 취재진의 질문에는 전혀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오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1차 조사를 마치고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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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안동 성폭행 사건 피의자 양모씨가 16일 저녁 서울 동대문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서울 장안동 성폭행 사건 피의자 양모씨가 16일 저녁 서울 동대문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동대문서에 따르면 양은 지난달 26일 범행 직후 피해 아동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500m 떨어진 자신의 반지하방에서 20일 가량 은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서울 논현동의 유흥주점에도 일하러 나가지 않고, 동거하는 여성과 함께 만화를 빌려 보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하루 전날인 14일 오후 경찰은 성폭행 사건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집중 분석해 용의자가 오토바이를 버리고 500m쯤 떨어진 건물에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지역을 탐문하던 경찰은 오후 7시쯤 반지하방에서 양을 만났다. 하지만 양은 당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게다가 용의자의 키가 170㎝ 중반일 것이라는 추정과 달리 양의 키가 180㎝로 컸다. 경찰은 양의 절도 전과를 확인한 다음 DNA 대조를 위해 구강세포를 채취하고 얼굴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경찰은 첫 대면 직후 양의 절도 전과를 확인하고도 곧바로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지 않아 수사를 부실하게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있다. 여아 성폭행범이 인근에서 옷과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점으로 미뤄 경찰은 절도 전과자가 범인일 것으로 추정해왔다.

경찰이 돌아간 직후 양은 스트레스로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심리적 불안을 떨치지 못한 양은 이날 밤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맸다가 여의치 않자 왼쪽 손목을 그어 자해했다. 양의 여자친구에게서 연락을 받은 양의 부모는 15일 오전 항공기편으로 아들을 데리고 제주로 향했다.

경찰은 15일 오후 범인이 범행 현장에 남긴 음모(陰毛) 2점에서 추출한 DNA가 양의 것과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통보를 받고 양의 집을 덮쳤다. 양은 이미 달아난 뒤였다.

동대문서는 이날 제주로 떠나는 마지막 비행기편으로 경찰관을 급파하는 한편 제주지방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결국 양이 왼손에 붕대를 감은 상태에서 휠체어를 탄 모습이 공항 CCTV에 포착돼 양의 부모 거주지 인근 병원을 샅샅이 뒤진 끝에 양을 검거했다. 양은 동대문서 도착 후 진행된 첫 조사에서 “26일 오전 서울 강남에서 직장 동료, 동생들과 술을 많이 마신 다음 택시를 탔는데 장안동에 내리고 나서 집에 오기까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은 DNA 판정 결과를 듣고도 ‘난 안했다.’며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면서도 “DNA 결과가 일치하기 때문에 100% 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0-07-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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