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꼴이 됐는데 추석이 눈에 들어오겄소”

“이 꼴이 됐는데 추석이 눈에 들어오겄소”

입력 2010-09-21 00:00
수정 2010-09-2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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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에 내린 기습폭우로 양천구 신월동 일대 지하방에서 사는 서민들이 힘겨운 추석 연휴를 보내게 됐다.

이날 밤 기자가 둘러본 신월1동 일대 물이 빠진 상태였지만 지하나 반지하 주택의 모습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기 때문이다.

한 달 전 연립주택 반지하로 이사 왔다는 황금동(47)씨는 순식간에 넘쳐나는 물로 속수무책이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수마가 이 지역 서민들을 덮친 것은 추석 차례 음식을 한창 준비 중이던 오후 3시께다. 화장실 변기에서 물이 역류하기 시작하더니 도로 쪽 창문에서도 물이 넘쳐 들어왔다는 것이다.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물을 퍼낼 겨를도 없었다. 부엌에는 부침개를 부치고자 만들어 놓은 밀가루 반죽이 대접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침수된 탓에 만들어 놓은 음식도 모두 버려야만 했다. 오후 내내 수해복구를 하느라 밥 먹을 여유가 없어 옆집에서 가져다준 부침개와 슈퍼마켓에서 사온 빵으로 끼니를 간신히 때웠다.

황씨는 “119 등에 피해지원 요청을 했지만 이미 다른 곳으로 출동했다며 지원이 불가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동사무소는 출근도 안 했는지 아무도 받지 않았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지금 이 난리를 겪었는데 추석 명절이 문제겠느냐. 이 근처 신월1동 지하층 주민들에게 추석은 모두 물 건너간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지하에 사는 임모(60)씨의 집은 누전으로 전기가 나가 양초로 불을 밝힌 상황이었다. 방에 들어서니 하수도가 역류한 탓에 퀴퀴한 냄새가 났다.

임씨는 “물이 들어오니까 속수무책이었다. 바깥에 허리까지 찬 물이 콸콸 들어오는데 퍼낼 방도가 없더라. 변기에서 물이 역류해 나오는 것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추석이고 뭐고 온종일 아무것도 못 먹어서 쓰러질 지경이다. 119는 불통이고 관공서는 아무 도움이 못됐다. 주민센터에 전화하니 노인정에 잠자리를 마련했다고 알려줄 뿐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말하는 도중에도 물 퍼내기를 계속했다.

도매창고가 밀집한 강서구 화곡동 복개천 주변 화곡유통상가도 폭우로 대부분 상가에서 침수피해를 입었다.

‘D무역’을 운영하는 이재공(51)씨는 “빗물을 유입을 막으려고 한바탕 전쟁을 치렀지만, 지하 창고로 스며든 물로 가방과 벨트, 지갑 등 제품들이 못쓰게 됐다. 액수로 환산하면 피해규모는 1억5천만원은 될 것”이라며 한숨지었다.

인근에는 전자제품, 의류, 수건, 화장품 등 잡화를 도매로 취급하는 업체들이 많아 피해 규모가 컸다.

한편, 신월동과 화곡동 주민들은 빗물펌프장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신월동 주민들에 따르면 오후 1시30분부터 폭우가 내리다가 배수가 되지 않아 오후 3시께가 되자 도로 기준으로 허리 높이까지 찼다.

물은 오후 5시부터 빠지기 시작해 30분 만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신월동의 한 식당 주인은 “빗물펌프장 직원들이 추석 연휴 기간 장비를 꺼놨다가 뒤늦게 가동했기 때문에 물이 나중에 빠진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최근에도 비가 많이 왔지만 오늘처럼 침수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신월동은 2000년과 2003년 침수되기는 했지만, 이날처럼 물이 허리에 찰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서울시의 견해는 주민들과 달랐다.

서울시 물관리국 관계자는 “양천구 목동 펌프장은 수위에 따라 자동 작동하는 방식이라 이상 없이 작동했다. 또한 양천ㆍ강서 지역 펌프장은 다른 지역보다 처리용량이 훨씬 크다. 주민들이 냄새가 난다며 도로변 하수관로 입구를 막아놓은 것이 침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빗물펌프장이 양천에 4곳, 강서에 6곳 있으며 처리용량도 다른 지역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서구에는 시간당 100㎜에 이르는 폭우가 내려 총 강수량 293㎜를 기록했으며 양천구는 269.0㎜를 기록했다.

이날 양천구 침수 피해가구는 모두 1천500가구이며 마포구 200가구, 강서구 180가구 등으로 서울시는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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