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폐교위기 시골 중학교 인기 폭발…비결은?

폐교위기 시골 중학교 인기 폭발…비결은?

입력 2011-01-10 00:00
업데이트 2011-01-10 15:2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얼마 전까지만도 폐교위기에 내몰렸던 시골 지역의 평범한 중학교가 학생과 학부모의 선망 학교로 탈바꿈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제의 학교는 군산 회현면에 있는 40년 역사의 회현중학교.군산시내에서도 버스 편으로 30-40여 분이나 걸리는 농촌지역 학교다.

 이 학교는 지난해 말 실시한 2011학년 신입생 선발전형에서 ‘10.7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관할 지역 내 학생 36명을 제외한 나머지 24명을 모집한 결과 무려 257명이나 응시했기 때문이다.이 중에는 군산이 아닌 전북 도내 타 시·군 학생이 17명,심지어 서울 등 다른 시도 학생 6명도 포함됐다.

 전국 대다수 시골학교의 학생 수가 준 상황임을 고려하면 명문고교도 아닌 평범한 시골 중학교로서는 믿기 어려운 경쟁률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09년 71명에 불과했던 학생수도 올해는 156명으로 크게 늘었다.

 빈촌의 중학교가 이같이 놀랄 만한 경쟁률을 보인 것은 2008년 9월 자율학교 지정과 함께 내부 교장공모제가 시행되면서부터다.

 이 학교의 수학교사였던 이항근 교장이 내부형 교장공모제로 교장이 된 직후 ‘교육’과 ‘인성’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며 내세운 ‘신선한 교육프로그램’이 학교의 면학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오후 4시까지 정규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지만,정규수업 과정에 특성화 과목을 따로 둔 것이 특징이다.다른 학교는 국영수 과목을 더 늘리는 데 치중했지만,이 학교에서는 국영수 과목을 늘리는 시간을 쪼개 1주일에 1시간씩 ‘진로성장 수업’과 ‘연극수업’을 별도로 진행한다.

 학생들은 진로성장 수업시간에는 자신의 가치관과 직업관,삶의 방향 등에 대해 상담을 받고,연극수업시간에는 발표력과 표현력 등을 배우게 된다.이는 지나친 입시교육 중심의 수업에서 벗어나 지칠 대로 지친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이 교장은 “국·영·수 실력 못지 않게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의 삶에 대한 개척의지를 갖추는 것 또한,중요하다.”면서 “중학교 때부터 자신의 뜻을 바르게 전달할 수 있는 표현력 등을 길러주면 언제든 당당한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회현중은 정규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부터는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을 받아 밤 9시까지 방과 후 특기적성 과목을 집중적으로 지도한다.

 영어와 수학수업이 수준별로 시행됨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학생이 1인당 3가지의 특기적성을 배우게 된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일본어,중국어,한자,수학 퍼즐,컴퓨터,바둑 등 주로 지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과목이,목요일과 금요일에는 클래식밴드와 가야금,피아노,야구,탁구 등 주로 예능과 체육부분 수업이 이뤄진다.

 더욱이 토요일에는 학생은 물론 지역 주민도 함께 참여하는 제과제빵,칠보 공예,목공,이미용 등의 수업이 열려 축제마당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 교장은 “방과 후 수업에는 대부분 신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과목을 배치해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이를 토대로 정규수업에서의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면서 “놀 때 맘껏 뛰노는 아이들이 핵심 과목의 수업에서도 대체로 집중력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들 수업 이외에도 이 학교에서는 체험활동이 많이 이뤄진다.의사와 검사,경찰관,기자,변호사 등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함으로써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도 풀어준다.아울러 주말과 방학을 이용한 ‘서울문화 따라잡기 수업’은 학생들이 가장 좋은 반응을 보이는 프로그램이다.교장 또는 선생님과 함께 서울로 올라가 지하철과 유명대학,명소 등지에서 여러 문화와 제도 등을 체험하는 이른바 ‘미션수행’의 반응이 뜨겁다.

 이 모든 것을 추진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은 ‘재원’.다양한 특기적성 과목을 수행하기 위한 예산을 어디에서 마련할지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이 교장은 “학교동창회와 자치단체에서 매년 지원하는 장학금과 교과부의 특수사업 지원금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재원도 중요하지만,무엇보다 교사 9명의 높은 교육열과 학부모들의 격려와 관심,학생들의 참여의욕이 하나가 되면서 정말 ‘가고 싶은 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