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틈탄 도박판 아파트까지 침투

불경기 틈탄 도박판 아파트까지 침투

입력 2011-02-25 00:00
업데이트 2011-02-2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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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0시 50분.서울 동대문경찰서 강력계 형사 6명이 두 대의 밴에 나눠타고 장안동의 한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판돈 수천만 원대의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급습하러 온 경찰관들은 아파트 입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작전을 세우기 시작했다.생활질서계 소속 경찰관 3명과 기동타격대원 13명도 버스 안에서 대기했다.

 골목 후미진 곳에 세워진 빨간 액티언 승용차 운전석에 한 사람이 탄 것을 발견하고 다가가 길을 묻는 척 말을 걸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뒤로 접근한 형사 세 명이 남자를 끌어내리고 제압했다.

 아파트에는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6층과 10층에 불이 켜져 있었다.10층 주민의 협조로 1층 현관문을 통과한 형사들은 계단을 올라 7층에서 대기하다 차를 빼달라는 전화를 받고 나오던 사람이 현관문을 여는 순간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거실에서는 40-50대로 보이는 남녀 20여 명이 속칭 ‘도리짓고땡’을 하고 있다가 놀라 담요를 뒤엎고 소지품을 숨기며 우왕좌왕했다.

 형사들은 밖으로 통하는 베란다를 차단하고 도박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으니 움직이지 말고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뒤엎어진 담요에 싸여 있던 현금만 700여만 원.소파 뒤와 서랍,TV 뒤에 숨겨 놓은 돈을 합치니 2천600만 원이 나왔다.서랍 등에서 나온 카드와 화투도 10세트였다.

 한 여성은 밖으로 자신의 핸드백을 던지려다 제지당했고 다른 여성은 ‘나는 아닌데’라며 울먹였다.현장에서는 장부처럼 보이는 숫자가 적힌 노트도 발견됐다.

 10여 명의 여성을 수색할 여경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어수선한 틈을 타 남성 한 명이 뒤 베란다 창문을 통해 도망가려다 떨어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3시30분께 도박판을 벌인 20여 명이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경찰서로 와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주일 전부터 매일 밤 장소를 바꿔가며 수억 원대의 도박판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이날 체포된 하우스 총책 김모(52)씨,도박 자금을 제공하는 고리대금 업자들,가정주부를 상대로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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