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편지’ 봉투 조작흔적

‘장자연 편지’ 봉투 조작흔적

입력 2011-03-11 00:00
업데이트 2011-03-1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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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소인 3곳 잘려나가… 발신지 은폐 의혹

경찰이 탤런트 고 장자연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수감자 전모(31)씨로부터 압수한 편지봉투에서 조작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전씨의 수·발신 우편물을 확인한 결과, 장자연 이름으로 주고받은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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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10일 수원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분당경찰서 반진석 형사과장이 고(故) 장자연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전모(31)씨로부터 압수한 편지봉투를 가리키며 조작된 흔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② 경찰이 10일 공개한 전모씨의 신문 스크랩에는 밑줄이 처져 있고, 여백에는 전씨가 손으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적혀 있다. 경찰은 이 또한 전씨가 조작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① 10일 수원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분당경찰서 반진석 형사과장이 고(故) 장자연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전모(31)씨로부터 압수한 편지봉투를 가리키며 조작된 흔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② 경찰이 10일 공개한 전모씨의 신문 스크랩에는 밑줄이 처져 있고, 여백에는 전씨가 손으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적혀 있다. 경찰은 이 또한 전씨가 조작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필적 감정 결과가 나와야 분명하겠지만 전씨가 장씨의 편지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이 10일 공개한 편지봉투는 우체국 소인의 발신지가 가로 4㎝, 세로 1㎝ 크기로, 직사각형 형태로 예리하게 잘린 부분이 3곳에서 발견됐다.

조작 흔적이 발견된 봉투는 전씨가 장씨 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것과 같은 형태의 항공우편 봉투로, 우체국 지역명과 고유번호 부분이 반듯이 잘린 채 날짜만 남아 있다. 또 봉투에 적힌 받는 이와 보낸 이의 내용과 형태는 동일하지만 우체국 소인 부분에 날짜만 남은 봉투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작 흔적이 있는 봉투를 그대로 복사해 1심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편지를 어디에서 보냈는지 발신지를 숨기려는 목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압수한 70여장의 신문스크랩은 다수에서 장자연 자살사건 관련 기사가 형광펜으로 빼곡히 줄 쳐져 있는 형태로 발견됐다. 신문스크랩은 A4용지에 오린 신문을 왼쪽에 붙이고 오른쪽 빈 공간에는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등 전씨가 손으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씨체가 적혀 있다.

경찰은 2003년 11월부터 올해 3월 7일까지 수감 중인 전씨의 수·발신 우편물 총 2439건을 확인한 결과, 장자연씨 이름이나 전씨가 임의로 불렀던 ‘장설화’란 가명으로 주고받은 내역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씨는 경찰에서 “고교 1~ 3학년 때 장씨와 친구로 지내며 편지를 주고받았고 수감 이후에도 장씨를 ‘설화’라고 칭하며 계속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편지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는 전씨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2년 전 조사 당시 전씨가 정신장애 증세 등으로 약물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고 주장의 상당수가 허구로 확인돼 전씨에 대한 수사를 접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씨가 1999년부터 지금까지 5곳의 교도소를 옮겨 다니면서 수감돼 있었던 점, 장씨와 통화내역이 없던 점 등이 확인돼 장씨와 편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관계가 있는지 의구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2011-03-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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