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관람객 구한 곡예비행사 박문주 교관

10만 관람객 구한 곡예비행사 박문주 교관

입력 2011-05-07 00:00
업데이트 2011-05-0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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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직전 관람객 피해 기수 돌려 10만여명 안전

“조종사인 저나 비행기가 다치는 것은 상관없지만, 관람객이 다치는 것만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습니다”

7일 경기도 안산시 사동 경기국제항공전에서 곡예비행을 하다 추락해 다친 에어로마스터 비행클럽 소속의 박문주(42) 교관은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사고 당시를 회상하며 자신보다는 관람객의 안전을 걱정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10분께 단독으로 곡예비행을 하다 비행기가 추락하자 기수를 관람객이 없는 활주로 옆 공터로 돌려 대형 인명피해를 막았다. 당시 항공전 행사장 안에는 10만명이 넘는 관람객으로 넘쳤다.

국내 민간 1호 곡예비행사인 박 교관은 캐나다에서 비행.곡예비행 자격증을 따고 15년 이상의 비행경력과 5천시간 이상의 비행시간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추락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박 교관은 검사 결과 가벼운 타박상 외에는 골절 등 이상이 없는 것으로 진단을 받았다.

다음은 박 교관과의 일문일답.

--사고 당시 상황은.

▲곡예비행을 하고 있었다. 관제탑 우측으로 비행하면서 활주로 쪽으로 직진으로 가야 했는데 갑자기 왼쪽 날개가 기울어졌다. 계속 왼쪽으로 갔다면 관중석 위로 비행기가 떨어졌을 것이다. 돌풍 때문인 것 같다.

--추락하면서 어떻게 관람객을 피할 수 있었나.

▲추락하면서 관람석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른쪽으로 90도 가까이 급하게 회전하면서 빈 공터로 들어갔다. 천만다행이었다.

--순식간에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나.

▲조종사는 항상 그런 돌발사태에 대비한다. 저속비행을 하다 추락한 것도 다행이었다. 고속비행 중이었다면 제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원인은 무엇인가.

▲갑작스런 돌풍 때문인 것 같다. 흔한 것은 아니지만, 돌풍으로 인한 추락이 있을 수 있다. 나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병원에서도 다친 사람이 없는지 걱정했다는데.

▲비행기 파편에 다친 관람객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이었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다. 곡예비행사는 내 기량을 최대한 관람객에게 보여 드리는 것이다. 그런데 관람객이 다치면 안 되지 않는가.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

▲조금 전에 근육이완제를 맞았다. 근육들이 뭉쳤다고 한다. 링거 다 맞으면 퇴원할 예정이다.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남은 항공전 기간에 또 비행하나.

▲아마 못할 것 같다. 경기국제항공전에는 3년째 참여하고 있었는데 아쉽다. 좀 쉬다가 또 비행을 하겠다.

--우리나라 1호 민간 곡예비행사로서 신조가 있다면.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외국과 비교하면 많이 뒤처져 있다. 그러나 경기국제항공전 같은 행사 때문에 곡예비행이나 항공산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홍보도 많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조종사 실력과 항공기반 시설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려고 곡예비행을 하고 있다. 꼭 이뤄지길 바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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