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서 불법 고액베팅 가능…제도상 허점

스포츠토토서 불법 고액베팅 가능…제도상 허점

입력 2011-05-29 00:00
업데이트 2011-05-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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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으로 발행되는 스포츠토토에 고액베팅을 막기 위해 각종 안전장치를 두고 있지만 불법 고액베팅을 통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기는 일이 실제로 가능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수사중인 내용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불법 고액베팅이 가능한 시스템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29일 검찰과 스포츠토토 판매업자들에 따르면 스포츠토토에서 이뤄지는 불법 고액베팅은 돈을 대는 전주들과 선수를 매수하는 브로커, 스포츠토토를 판매하는 복권방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조직폭력배 출신이거나 이들과 연결된 것으로 알려진 전주들은 자신들이 직접 스포츠토토에 돈을 걸지 않고 수수료를 미끼로 복권방 업주들에게 베팅을 맡긴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베팅하려면 1천만~2천만원씩 나눠 복권방 업주들에게 베팅을 의뢰한다.

업주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에게 할당된 금액을 스포츠토토 1회 최대 베팅금액인 10만원 이하로 나눠 연속 베팅을 한다.

10만원의 연속 베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10만원, 8만원, 2만원, 1천원 등 금액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계속 돈을 건다.

이렇게 전주들 대신 베팅을 해주고 복권방 업주들은 전주로부터 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1천만원을 대신해주면 50만원의 수수료를 챙기게 되는 셈이다.

브로커가 승부조작을 대가로 1억원과 1억2천만원을 쓴 대전시티즌과 광주FC 소속 선수들이 뛴 경기는 4월6일 벌어졌던 ‘러시앤캐시컵 2011’ 부산-광주, 대전-포항전 2경기다.

홈경기의 승무패를 맞추는 스포츠토토 승부식(프로토)의 이날 부산-광주, 대전-포항전 2경기 고정배당율은 2.20이었다.

브로커를 통해 승부조작을 미리 해놓은 이들 경기에 전주가 복권방 업주들을 동원해 최소한 본전을 찾을 요량으로 2억원을 소액으로 쪼개 베팅했다면 4억4천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셈이다.

선수매수에 2억2천만원을 썼더라도 2천만원이 남게 된다.

더 큰 금액을 베팅했거나 배당율이 높았다면 배당금은 더욱 커진다.

배당율 2.20배를 기준으로 3억원을 베팅했다고 하면 배당금이 6억6천만원에 달한다.

선수매수 비용 2억2천과 베팅 3억원 등 원금 5억2천만원에서 선수매수 비용을 포기해도 큰 위험부담 없이 1억4천만원이 고스란히 남는다.

복권방 업주들이 은행에서 찾은 돈을 모아 전주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합법적 스포츠토토에서 벌어지는 불법 고액베팅의 전 과정이 끝난다.

4월6일 2경기에서는 이같은 방법으로 수억원 이상이 베팅에 투입됐으나 배당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전주들이 뒤늦게 베팅을 하지 않기로 하고 브로커를 통해 선수들에게 준 승부조작 대가를 돌려받으려 했으나 돌려받지 못하자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을 포섭하는 브로커들도 자신들이 승부조작을 한 게임에 이같은 방법으로 거액을 베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스포츠토토의 이런 불법 고액베팅이 경남일대에서 상당기간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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