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 “체포 여성 처녀성 검사 폐지한다”

이집트 군 “체포 여성 처녀성 검사 폐지한다”

입력 2011-06-08 00:00
업데이트 2011-06-08 14:4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민주화 시위 당시 체포된 여성 시위대를 대상으로 한 처녀성 검사를 폐지하겠다고 이집트 군 지도부가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7일(현지 시각)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화 시위 도중 체포된 여성들에 대한 처녀성 검사를 중단하기로 한 이집트 군부의 결정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이후 이집트를 통치해온 군최고위원회(SCAF)가 처녀성 검사 중단을 지시했다.

에삼 샤라프 총리를 비롯한 이집트 고위 공직자들과 HRW 대표들이 만난 자리에서 로스 사무총장은 “이집트 군은 처녀성 검사는 과거의 기준으로 볼 때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장래를 고려해 이를 다시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HRW가 군부의 약속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나갈 것이며 군 당국 스스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미국 CNN방송은 여성들에 대한 처녀성 검사가 시행되고 있음을 시인한 한 이집트군 장성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장성은 애초부터 체포된 여성들이 처녀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검사를 정당화했다. 군이 체포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오해를 방지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는 “군에 구금됐던 이들은 당신이나 내 딸 같은 여성들이 아니다. 이들은 타흐리르 광장의 텐트에서 남성들과 뒤섞여 있던 여성들”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Y)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은 ‘처녀성 검사는 고문과 다를 바 없다’며 크게 반발했다.

로스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는 SCAF의 뒤떨어진 시각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여성 죄수들이 성폭행을 당할까 우려된다면 그들을 수감 과정에서 제대로 보호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해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