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등록금을 구하라…대학가 ‘알바 전쟁’

2학기 등록금을 구하라…대학가 ‘알바 전쟁’

입력 2011-07-04 00:00
업데이트 2011-07-04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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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구청 ‘별따기’…”등록금 때문에…” 답변 늘어

올해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입학한 나모(19.여)씨는 대학에만 가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벌고 등록금도 마련할 줄 알았지만 아직 일거리를 찾지 못해 걱정이다.

’과외 알바’를 하려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소개를 부탁해봤지만, 여름방학이 시작할 때까지 아무도 소개받지 못했다. 친구들은 오히려 자기 과외 자리 구하기도 어렵다고 투덜댔다.

나씨는 결국 보수가 훨씬 적은 서빙 아르바이트라도 해보려고 커피숍과 식당 문을 두드렸지만 “방학 단기 알바생은 사절한다”는 차가운 대답만 들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다음 학기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보려는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일이 편하거나 수당이 세서 ‘괜찮은’ 알바로 여겨지는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해마다 치솟는 등록금과 물가 때문에 점점 많은 대학생이 생업 전선에 나서면서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진 탓이다.

한때 대학생의 대표적 아르바이트였던 중ㆍ고교생 과외 교습은 신규 수요가 적은 때인데다 전문 개인과외 교사들에게 자리를 뺏겨 상위권 대학 학생들도 일거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또 최근에는 가입비와 수수료를 받는 과외 중개업체가 보편화하면서 예전처럼 주변 인맥을 통해 교습받을 학생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연세대 06학번 신모(24)씨는 “가입비 1만원을 내고 중개업체에 등록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며 “과외가 성사되면 첫 달 과외비의 절반을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그래도 용돈을 벌려고 등록했다”고 전했다.

전문대 이상 재학생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이른바 ‘구청 알바’도 자치구마다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자리를 구하기가 만만찮다.

문서정리 보조 등 비교적 쉽고 편한 일을 하고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종인 공무원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최저임금을 가까스로 넘는 박봉에도 지원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마포구 관계자는 “올여름 구청과 동사무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대학생을 65명 모집하는데 770명이 지원했다”며 “오후 3시에 퇴근해 다른 알바를 하거나 학원에 다닐 수도 있어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이나 PC방 등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워 보이는 일자리도 방학 때면 고등학생부터 중국 유학생까지 너도나도 지원하는 바람에 학기 중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형편이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 관계자는 “해마다 대학 여름방학이 시작하는 시점인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사이트 방문자나 새로 낸 이력서 숫자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다”며 “알바를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등록금 때문이라는 대답이 작년보다 훨씬 많은 것도 특이한 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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