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주민들 “싸우는 소리 들리더니 총성이…”

강화 주민들 “싸우는 소리 들리더니 총성이…”

입력 2011-07-04 00:00
업데이트 2011-07-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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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총기난사 사건으로 6명이 사상한 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소초 주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원업무를 나온 해병대 장병 20여명이 소초 주변 해안도로를 따라 경계근무를 서면서 지나가는 차량과 몰려온 취재진을 삼엄하게 통제했다.

소초에서 불과 5m 가량 떨어진 해안도로 건너편엔 민가 수십채와 상가 건물들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200㎡ 남짓한 소초 한가운데 사건이 벌어진 막사가 자리 잡고 있고, 진상조사차 나온 군 사고조사반 관계자들은 막사 내부와 바깥을 오가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소초 안에는 군용 앰뷸런스 2대를 비롯해 10여대의 차량들이 보였다.

주민 20여명은 소초가 내려다 보이는 마을 언덕에 올라 서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사고 장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총성을 들었다는 주민 이영수(47)씨는 “보통 일몰 이후 야간 사격을 할 때 연속적으로 ‘따다닥’ 여러발의 총소리가 나는데 오늘은 규칙적인 소리가 나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 지나 군인 4명이 속옷 차림으로 초소 안에서 도망나와 흩어지더니 전력 질주로 도망갔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평소 장병들끼리 부대 막사 바로 옆에 있는 유적지 돈대에서 족구도 하고 화기애애한 부대인데 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소초 바로 뒤쪽 민가에 사는 주민 김모씨는 “집에서 책을 보고 있었는데 군인들이 욕하고 소리 지르면서 싸우는 것 같더니 갑자기 커다란 총성이 들렸다”며 “마지막 총소리를 듣고 집에서 나와 담 넘어 막사쪽을 봤는데 쓰러진 1명의 몸에서 왼쪽으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다른 1명이 심장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여기는 강화 최남단이라 간첩이 들어올 일도 없는데 왜 군부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군 부대가 민가랑 붙어 있어 항상 불안했는데 이렇게 총기사고가 나니 마음이 도무지 진정되질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군(軍)에 따르면 오전 11시50분께 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소초에서 김모 상병이 총기를 난사해 부사관 등 4명이 사망하고 김 상병을 포함한 병사 2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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