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좌우로 찢긴 8·15

또 좌우로 찢긴 8·15

입력 2011-08-16 00:00
업데이트 2011-08-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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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80개·보수 100개 단체집회… 도심 혼잡

광복절이 또 둘로 찢겼다. 진보와 보수진영이 주최한 광복절 기념행사가 서울 도심 곳곳에서 따로 열렸다. 우려했던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광화문 일대 교통이 통제되면서 큰 혼잡이 빚어지는 등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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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복절도 보수 및 진보단체들이 따로따로 기념행사를 가졌다. 1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종북세력 척결’, ‘교육 바로 세우기’ 등을 요구하는 피켓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올해 광복절도 보수 및 진보단체들이 따로따로 기념행사를 가졌다. 1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종북세력 척결’, ‘교육 바로 세우기’ 등을 요구하는 피켓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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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전 서울광장 앞 도로에서 열린 진보단체의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한반도기를 흔들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같은 날 오전 서울광장 앞 도로에서 열린 진보단체의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한반도기를 흔들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진보진영의 80여개 시민·사회·노동단체와 야 5당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광복 66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전날 여의도 문화광장 문화제에 이어 개최된 이날 집회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등 야당 대표와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시민 등 50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부에 남북대화 등 대북정책의 전환을 촉구한 데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오후 4시 청계광장에서는 전국등록금네트워크(등록금넷)와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등이 주최한 ‘8·15 등록금해방 결의대회’가 열렸다. 대학생 등 1500여명의 참가자들은 하반기 대정부 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광장에서는 보수단체들이 모인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라이트코리아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100여개 보수단체는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종북세력 척결 및 교육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가졌다. 5000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각 단체들은 “진보를 가장한 종북세력은 북한 세습독재에는 한마디 비판도 못 하면서 ‘희망버스’ 운운하며 국민들 편가르기만 하고 있다.”며 ‘복지포퓰리즘 심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통제에 나선 경찰은 7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허가받지 않은 거리시위 차단에 나서는 한편 보수·진보단체 간 충돌을 막기 위해 광화문 광장 등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시민 불편도 잇따랐다. 오전 11시 10분부터 낮 12시 55분까지 대한문~광화문광장 태평로 구간의 양방향 교통이 통제돼 큰 혼잡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한때 1, 2호선 시청역과 5호선 광화문역이 크게 붐볐다.

‘이념 대결의 장’이 되어 버린 기념행사와 달리 온라인 공간에서는 네티즌들이 마음을 모아 ‘나라사랑’의 의지를 다졌다. 누리꾼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태극기 사진을 자신의 프로필에 추가하는가 하면 “국경일을 뜻깊게 기념하자.”는 글을 속속 올리면서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 일본의 침탈에 맞선 ‘독도사랑’ 오프라인 플래시몹(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사람들이 모여 일제히 약속된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행위)도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백민경·신진호기자 white@seoul.co.kr
2011-08-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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