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KAIST 내홍’

끝나지 않은 ‘KAIST 내홍’

입력 2011-09-16 00:00
수정 2011-09-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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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재학생들의 잇단 자살로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다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교수협의회가 당시 사태수습을 위해 구성된 KAIST 혁신비상위원회와 서남표 총장 간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총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고, 학교 측이 이를 반박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장이 합의안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15일 KAIST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총장님께 드리는 글’과 ‘총장님께 드리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혁신비상위원회 의결안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협의회장인 경종민 교수는 ‘KAIST, 소통의 부재를 넘어 학문의 기본인 정직과 신뢰가 흔들린다’라는 격문을 통해 “지난 4월 14일 총장과 교수협의회, 학생대표 등 3자가 합의한 26개 항목 중 지금까지 수용된 것은 학사과정 등록금제도 개선, 석·박사 연차초과자 수업료 개선 등 3개에 불과하다.”면서 “당시 합의문에는 ‘총장은 위원회의 결정을 반드시 수용하고 즉시 실행해야만 한다.’고 명시했지만 총장은 이행 책임을 이사회에 떠넘긴 채 주관적인 해석만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협의회는 총장의 입장을 고려해 40여일 이상 기다리며 인내해 왔지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교수협은 이와 함께 450억원 규모의 간접연구비(오버헤드) 출처와 주력 연구과제에 대한 편중 지원, 대외부총장의 지나친 권한 행사, 학생·교수 자살 및 펀드투자 손실금 등에 대한 책임 문제등을 담은 서면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요구했다.

교수협은 특히 총장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막기 위해 설치하기로 한 대학평의회를 구성하지 않을 경우 이달말 교수총회를 소집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했다. 교수협에 참여하는 한 교수는 “이달초 전체교수회의에서 서 총장이 ‘당초 합의는 제대로 안 읽어보고 사인한 것’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급격히 여론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교수들의 이 같은 태도에 학교 측도 맞대응하고 나섰다. 학교 측은 ‘교수협의회에 대한 입장’이라는 발표문에서 “각종 규정 등을 개선·보완 중이며 내부 검토 절차가 오래 걸릴 뿐 합의안에 대한 실천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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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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