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 고양터미널에 7천200억 부실대출

‘밑빠진 독’ 고양터미널에 7천200억 부실대출

입력 2011-10-28 00:00
업데이트 2011-10-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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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단, 에이스저축銀 전무·시행사 대표 영장

최근 영업정지된 에이스저축은행이 고양종합터미널 사업에 부실대출해준 자금이 무려 7천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합동수사단 조사결과 밝혀졌다.

고양터미널 건설사업 시행사 대표는 대출금 일부를 빼돌려 미국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터미널 사업에 7천200억원의 부실대출을 해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에이스저축은행 최모(52) 전무에 대해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은 또 이 은행에서 수년간 거액을 대출받아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횡령)로 고양터미널 건설시행사 사주 이모(53)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씨는 2005년 터미널 사업권을 인수한 뒤 자신 소유 법인 6곳과 유령회사 60여곳을 동원해 7천200억원을 불법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300억원을 빌린 뒤 사업진척이 더뎌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자 신규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이자를 갚는 식으로 대출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7천200억원 중 현재 회수되지 않은 잔액은 6천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내달 준공 예정인 고양터미널의 사업평가 금액이 3천억원대에 불과해 미회수금 상당액을 돌려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에이스저축은행에서 대출업무를 담당한 최씨가 이런 사정을 알고도 거액을 대출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제일저축은행에서도 1천600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선순위 담보가 잡혀 있어 부실대출로 분류할지는 조사가 더 필요한 상태다.

이씨에게는 회삿돈 30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150억원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유령회사 명의로 아파트와 토지를 사는 데 쓴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도 차명으로 18억원을 대출받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가 나왔다. 이 돈은 가족 사업비용에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와 최씨는 저축은행 7곳이 영업정지된 직후 함께 도주해 서울, 부산 등지를 오가며 도피생활을 해오다 지난 26일 밤 부산 외항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체포됐다.

한편 합수단은 제일저축은행 전 직원 김모(42)씨에 대해 특경가법상 횡령·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04년 창구 직원으로 근무하며 고객 예금 21억원을 빼돌린 뒤 동남아시아로 도피했다가 돌아온 김씨는 범행 후 회사에 ‘횡령 사실을 알리면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편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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