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췌도 이식 성공’ 박성회 교수 문답

’돼지췌도 이식 성공’ 박성회 교수 문답

입력 2011-10-31 00:00
업데이트 2011-10-3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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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도이식 획기적 혁신…당뇨병 완치 가능성 제시”

서울대 박성회 교수팀이 돼지의 췌도세포를 이용해 당뇨병에 걸린 원숭이에 치료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당뇨병 완치 가능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박 교수는 31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돼지 췌도를 이식한 당뇨병 원숭이가 면역억제제 투여 중단에도 거부반응 없이 6개월 이상 건강하게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사람도 당뇨병의 완치가 충분히 가능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췌도이식 실험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나.

▲돼지 췌도의 인슐린 분비 세포를 분리해서 원숭이의 간문맥에 주사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췌도이식하고 원숭이가 6개월 이상 생존한 사례가 이미 있다. 어떤 의미에서 세계 최초라는 것인가.

▲우리가 쓴 돼지는 유전자 변형이 전혀 없다. 인체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보통 면역억제제를 6종류 정도 섞어서 쓰는데 그 원숭이는 부작용이 많아 정상생활을 못한다. 10마리 중 1마리 정도가 겨우 7~8개월 산다. 인체에는 쓸 수 없는 프로토콜이다.

또한 우리가 사용한 면역억제제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국한된 부분에만 작용한다. 콜레라 등 다른 병들을 모두 이겨낼 수 있어 정상생활을 하면서도 특별히 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돼지 췌도의 면역 거부반응 억제 외에 다른 장기에 적용 가능한가.

▲그렇다. 돼지 췌도도 단백질이다. 사람 간 골수나 콩팥을 이식하려면 천명, 만명 중에서 겨우 하나를 찾을 정도로 어려운데 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또 간이나 콩팥을 이식하면 면역억제제를 항상 먹어야 하는데 이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다. 우리가 개발한 약제를 투여하면 부작용이 없어질 것이라 본다.

--어떤 돼지가 사용됐나.

▲2004년 시카고 의대 김윤범 교수가 서울대에 기증한 무균돼지다. 돼지 속의 바이러스가 인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 이 돼지는 그 위험을 줄였다. 우리 돼지로 우리 국민에게 시술할 수 있다면 치료 단가는 낮아질 수 있다. 서민도 충분이 이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값싸게 당뇨를 완치시킬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으로 믿는다.

--무균돼지 기르는 비용을 고려하면 실용성이 의문시된다.

▲무균돼지 한 마리 2년 키우는데 6천만원 든다. 하지만 원숭이에 투입되는 양보다 사람은 더 적은 양이 필요하다. 또 사람이 유지에 필요할 만큼 적은 양만 투입하고 나머지는 운동과 식사조절을 유도할 수 있다. 췌도 분리 기술 개발과 대량생산 등으로 단가는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면역거부 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돼지를 개발했다. 무엇이 다른가.

▲미국에서도 이미 5가지를 거부반응을 제거한 곳이 있다. 그래도 거부반응이 있다. 기본적으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많은 물질이 있다. 당뇨병에 관한 한 유전자 조작에 따른 해결은 어렵다고 본다. 다만 심장, 콩팥 등 다른 장기를 이식할 때는 의미가 있는 연구다.

--지난 7월 서울대 안규리 교수 연구팀에서 인체에 면역 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복제돼지fmf 개발했다고 하는데.

▲이식된 췌도에 반응하는 물질이 여러 종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억제한 것이다. 이같은 연구는 콩팥이나 심장 이식에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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