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은퇴후 20년’을 말하다] “퇴직은 삶의 끝? 8만시간의 시작이죠”

[60대 ‘은퇴후 20년’을 말하다] “퇴직은 삶의 끝? 8만시간의 시작이죠”

입력 2011-12-12 00:00
업데이트 2011-12-1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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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주최 ‘행복한 노후설계’ 공모전

“제 인생, 6만 5000시간이나 남았습니다. 보람 있게 채워야죠. 저는 정년퇴직을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2002년 40년간 봉직했던 교직을 떠나 61세의 나이로 새 세상에 발을 디뎠던 신정모(70)씨는 “정년 퇴직은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은퇴 후 그는 작심하고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신씨는 우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40년 교직생활에서 얻은 교육적 경륜, 학교 경영 노하우가 가장 큰 자산이었다. 신씨는 재직했던 초등학교에 강사로 나서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되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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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주최한 ‘8만 시간 디자인 공모전’에서 사진 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된 김슬규씨의 작품 ‘자신에게 가식 없는 정직한 땀의 승부가 인생이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8만 시간 디자인 공모전’에서 사진 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된 김슬규씨의 작품 ‘자신에게 가식 없는 정직한 땀의 승부가 인생이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숲 해설’에 도전했다.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숲과 생태계의 정보를 알려주는 일이었다. 유아원 학습도우미 역할도 자처했다.

그는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도 해소해야겠다고 작정했다. 그는 주저없이 기자직에 도전했다. 그는 전북의 실버뉴스레터에서 취재와 편집 일을 하고 있다. 남는 시간에는 주례로 나서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이들을 이끌었다. 현직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이었다.

어느덧 고희(古稀)에 접어들었다. 그는 스스로 85세를 삶의 종착역으로 설정했다. 향후 5년은 더 현장에서 뛸 계획이다. 여기에는 교육컨설팅 상담소를 개설하겠다는 포부도 들어 있다. 신씨는 “인생 이모작을 설계할 때는 가장 먼저 무엇을 잘하고 열심히 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면서 “목표가 돈이든 사회 공헌이든 의지와 열정만 가지면 정년이 결코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씨의 이런 여생 디자인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8만 시간 디자인 공모전’에서 당당히 에세이 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은퇴 후 행복한 노후 사례를 찾는 공모였다. 신씨는 “조금만 시야를 확대하면 ‘퇴직자들이 할 일’이 눈에 보인다. 적극적인 자세만 가지면 품격을 지키면서도 경제적 이익도 얻고, 일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여지는 많다.”고 귀띔했다. 여기에서 ‘8만 시간’이란 은퇴 후 남은 평균 여생을 시간으로 환산한 것.

한편 이번 공모전 사진 부문에서는 은퇴 후 마라토너가 되겠다고 결심한 김슬규(54)씨의 작품도 최우수상으로 뽑혔다. 시상식은 12일 오후 2시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열린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11-12-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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