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포작전 나섰던 해경 “이토록 심한 저항 처음”

나포작전 나섰던 해경 “이토록 심한 저항 처음”

입력 2011-12-13 00:00
업데이트 2011-12-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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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에 나섰던 해양경찰관들은 “이처럼 심한 저항이 없었다”며 나날이 흉포화하는 중국어선의 행태에 혀를 내둘렀다.

고(故) 이청호 경장과 함께 12일 중국어선 나포작전에 참가했던 박성주(30) 순경과 강희수(29) 순경은 13일 오후 인천해양경찰서 회의실에서 열린 이 경장 살해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두 순경은 이 경장과 함께 조타실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갑판에서 죽창, 삽 등을 휘두르는 중국 선원들을 제압해 선수에 격리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인천해경 3005함 대원들이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 2척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에는 2척이 약간 떨어져 있는 상태였지만 고속단정에 옮겨 타고 가까이 접근했을 때는 나란히 붙어 있었다.

박 순경 등 단정대원 10명이 이중 1척에 올라 타려고 다가가자 중국인 선원들은 선수에서는 죽창을, 선미에서는 삽을 들고 대원들을 내리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고속단정을 향해 어른 팔 길이의 유리병을 마구 던졌고 나무의자, 어구 등을 잡히는 대로 던지는 바람에 접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단정 경력이 6개월째라는 강 순경은 “그동안 3~4차례 중국어선을 단속할 상황이 있었는데 그간에는 비교적 가벼운 저항이었고 이번처럼 심한 저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단정대원들은 헬멧, 보호대 등 신체보호장구와 함께 상반신에는 방검조끼를, 하반신에는 두꺼운 나포용 바지를 착용한다. 개인별로 유탄발사기, 섬광폭음탄 등 무기류를 소지하고 몇몇 대원은 총기류를 지닌 채 중국어선에 오른다.

사고로 숨진 이 경장도 권총을 갖고 있었지만 중국 선장이 갑자기 흉기를 휘두르자 미처 총을 사용하지 못하고 크게 다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총기 사용이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원들은 중국 선원들의 직접적 위협 정도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순경은 “상대편이 직접적 위협을 가해야 총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배에 오르는 과정에서 저항하는 것을 총기를 사용할 정도의 위협인지 확실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해상이란 특수성 때문에 조준이 어려운 점도 애로사항이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또 방검복 등 복장과 장비 보완이 필요하며 이와 관련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 순경은 “방검복의 경우 이음새나 옆구리 부분이 비어있기 때문에 중국 선원이 공백 부위에 흉기를 사용하면 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움직일 때 팔꿈치 부분이 불편하고 나포화는 기동력이 떨어져 신속한 나포 작전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 순경은 “해경 입장에서는 훈련도 열심히 하고 단속 매뉴얼도 만들어 준수하고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 장비 또는 인원 확충 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 순경은 고인이 된 선임 이청호 경장이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강 순경은 “평소 나포작전을 펼칠 때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서던 멋진 분”이라고 떠올렸고, 박 순경은 “항상 몸 조심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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