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쇼핑몰 사기 신종 수법 ‘xxx@24our.com’ ‘xxx@owpic.com’ 주의보
최근 인터넷 중고물품 직거래 사이트에서 휴대전화를 사려던 대학원생 한모(26·여)씨는 사기를 당할 뻔했다. 판매자가 본인의 이메일이라며 알려준 이메일 주소 ‘****@24our.com’이 왠지 낯설었다. 이에 한씨가 “전화 통화를 한 뒤 거래하자.”고 요구하자 상대방이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이다. 한씨는 “낌새가 수상해 인터넷을 뒤져보니 해당 이메일의 계정은 딱 24시간만 쓸 수 있는 임시메일이었다.”면서 “나중에 추적이 불가능한 임시메일을 이용해 돈을 떼어먹으려 했던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13일 관련 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시한부 메일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1회용 메일’ ‘대포 메일’ 등으로 불리면서 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시한부 메일 계정을 만들어주는 사이트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10분 메일’이다. 딱 10분 동안만 유효한 이메일 주소를 부여해 준다. 이모(36)씨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하려면 의무적으로 기입해야 하는데, 개인 정보 유출 등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명한 시한부 이메일 사이트로는 ‘△△△ur.com’이 대표적이다. 이 사이트는 직접 아이디를 입력할 필요도 없이 사이트 접속과 동시에 자동으로 이메일 주소가 생성된다. 이 사이트는 홈페이지에 “우리는 무료, 임시, 익명, 일회용 이메일 주소를 제공합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또 도메인을 닷컴(.com)과 닷넷(.net)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만료되는 시간 역시 최소 24분에서 24시간, 2.4일, 최대 2.4주까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시한부 이메일 사이트가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
문제는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경찰 수사망을 쉽게 따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는 시간 차에 따라 이메일 도메인은 ‘@owpic.com’, ‘@nwldx.com’ 등 수시로 바뀐다. 특히 누군가 범죄에 악용한 뒤 메일 사용 기한이 만료되면 경찰의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각종 인터넷 사이트 댓글란에는 “여대생과 조건만남 원하시는 분 ****@24our.com로 연락바람”이라는 등의 성매매 알선 광고가 속속 올라와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 관계자는 “외국서버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매매·사기 등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높아 해당 사이트 계정 등을 상대로 단속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1-12-14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