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수사팀, 디도스 단독범행 두고 ‘갈등’

조현오-수사팀, 디도스 단독범행 두고 ‘갈등’

입력 2011-12-16 00:00
업데이트 2011-12-16 17:0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조현오 “결과 열어둬야” VS 수사팀 “우발적 단독범행”

10·26 재보선날 디도스 공격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놓고 경찰 수뇌부와 수사팀 간의 갈등이 이례적으로 불거졌다.

경찰 수사팀이 이번 사건을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 전비서 공모씨의 단독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에 대해 조현오 경찰청장이 단독범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수사팀을 질책하고 나선 것이다.

조 청장은 16일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자청해 “범행 5일 전에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김모씨가 공씨에게 보낸 1천만원이 대가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피의자 공씨의 우발적 단독 범행으로 단정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즉 디도스 수사팀이 내린 수사결과를 조 청장이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조 청장과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필두로 한 수사팀 간의 견해차는 10월20일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 김모씨에게서 공씨에게 간 1천만원의 성격에서부터 출발한다.

조 청장은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공씨가 이 돈을 디도스 공격을 실행에 옮긴 강모씨에게 다시 빌려준 점 등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이 자금 거래가 대가성일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김씨가 이 자금이 이번 범행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면서 거짓말 탐지기에 걸린 사실에 조 청장은 주목했다.

반면 황 기획관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를 주축으로 한 수사팀은 공씨와 강씨 등이 실명 계좌로 거래했고 여신 거래 기록 등을 남긴 점을 중시했다.

황 기획관은 “피의자와 참고인들이 제시한 진술의 신빙성이 높았고 수상한 거래라고 판단할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으며 거짓말 탐지기를 100% 신뢰할 수 없다”면서 “우발적 단독범행이라는 수사팀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조 청장이 발언하는 틈새에 황 기획관이 “저는 (청장과) 견해가 다르다”며 말을 이어가려 하자 조 청장이 “가만 있으라”고 제지하며 자신의 발언을 계속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는 데 대해서도 조 청장과 황 기획관 사이에는 이견이 있었다.

조 청장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찰에 송치하는 것”이라면서 “검찰이 향후 수사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길 기대한다”라고 한 반면 황 기획관은 “경찰이 당당하게 수사한 만큼 현재까지 판단한 중간 결론을 자신 있게 말해야지 검찰에게 떠넘기는 식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수뇌부와 수사팀 간 이견을 두고 경찰 내에서는 조 청장이 책임을 아래에 떠넘긴다는 시각과 황 기획관의 고집이 지나쳐 조직을 해치고 있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황 기획관은 “수뇌부도 수사팀의 판단을 신뢰하고 있다”면서 “다만 단독범행이 아닐 가능성을 열어두는 정도가 수사팀이 10%라면 수뇌부는 30~40%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