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어 현역 3명째..추가 불출마설도문재인, 출마 지역 놓고 ‘고민’
한나라당 친박계 핵심인 현기환 의원과 친이계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면서 부산의 총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포함해 지금까지 부산에서 3명의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현역 의원의 추가 불출마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 의원은 20일 오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어주려고 비교적 당선가능성이 큰 영남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른바 ‘자발적 용퇴’의 압박을 받는 영남의 친박계 중진의 진로에도 상당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비대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적극적인 인적쇄신을 추진하려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결단’이 선행돼야 하는데 현 의원이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부산의 일부 중진 의원들은 최근 기자들에게 “왜 영남의 중진 의원이 당 쇄신의 희생양이 돼야 하는가 모르겠다. 온전한 정신으로 있는 한 정치를 계속할 것이다”는 등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상당수 의원이 인적쇄신의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 의원의 불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지역구에서는 벌써 차기 한나라당 유력 공천 대상자와 정치 신인들의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부 중진 의원도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지역 정관계 인사들이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산악회 회원에게 돈 봉투를 건넨 혐의로 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장 의원의 불출마는 부산지역 야권의 총선 라인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부산ㆍ경남(PK) 역할론에 압박을 받아 온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애초 이번 주중 출마 지역구를 확정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출마 지역을 좀처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어린 시절을 보낸 영도구, 변호사 활동을 해 온 연제구, 야권 총선 판도의 요충지인 사상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중ㆍ동구 등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런저런 일이 생겼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뭐라 이야기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지역 야권의 한 관계자는 “야당의 지역 기반이 부산의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단단하고 현역 의원까지 불출마 선언을 한 사상구에 문 이사장이 출마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상당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여권 후보로 사상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의 대결도 상징성이 있을 것이라는 게 야당의 분위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