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이어 민주노총도 의견 엇갈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올해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선언한 노동계가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한국노총 내에서 민주통합당 참여를 결정한 대의원대회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는가 하면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 지지 여부를 놓고 집행부와 일부 산별연맹 및 지역본부 전현직 간부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오는 31일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올해 총선 및 대선과 관련해 민노총의 정치참여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현 집행부는 ‘민주노동당-통합연대-국민참여당’이 통합해 만든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민주노총 내 일부 산별연맹과 지역본부의 전현직 간부들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반대 입장에 선 이승철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이명박 정권도 노동탄압이 심하지만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면서 “당시 정권 핵심세력들이 포함된 통합진보당을 노동자 대변 정당으로 볼 수 없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국장은 “노총 내에는 진보신당을 지지하자거나 민노당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당을 만들자는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민주노총 전체 정치방침을 정하려면 이러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현 집행부가 불과 한 달도 안남은 대의원대회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 지지를 반대하는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들과 임원들, 현장 활동가들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원칙과 방향,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의 선언운동을 진행키로 하고 5일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선언운동본부에는 공공운수노조, 화학섬유연맹, 대학노조 현 위원장과 금속노조, 전교조 전 위원장, 강원본부장, 충북본부장, 제주본부장, 전북본부장 등 지방본부장이 참여한다.
민주노총에 앞서 한국노총은 정치 참여를 둘러싼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야권통합정당(민주통합당) 연석회의 참석 결과 보고 및 참여’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한국노총 산하 27개 연맹 중 항운노련, 자동차노련, 우정노동조합, 택시노련, 건설노조 등 10여개 연맹 위원장과 일부 지역본부 의장은 임시대의원대회에 무자격자들이 참석, 실제 의결 정족수에 미달했다며 서울남부지법에 대의원대회 무효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23일 제기했다.
한국노총은 당시 대의원대회에서 과반수가 조금 넘는 찬성표로 야권통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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