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돈봉투 아닌 초청장” 망신살

檢 “돈봉투 아닌 초청장” 망신살

입력 2012-02-03 00:00
수정 2012-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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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협 의혹’ 내사종결…“섣부른 수사” 신뢰 타격, 조정만 비서관 재소환 불구 ‘與 돈봉투’ 진전 없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가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돈 봉투를 돌린 인물로 지목한 김경협(50) 부천 원미갑 예비후보에 대한 내사를 종결했다.

검찰은 “김씨의 주장이 수긍할 점이 있다.”고 밝혔다. “돈 봉투가 아닌 출판기념회 초청장을 돌린 것”이라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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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장 맞습니다, 맞고요 민주통합당 금품살포 의혹과 관련, 수사를 받은 민주통합당 부천 원미갑 예비후보 김경협(오른쪽)씨가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검찰로부터 돈봉투로 의심받았던 초대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초청장 맞습니다, 맞고요
민주통합당 금품살포 의혹과 관련, 수사를 받은 민주통합당 부천 원미갑 예비후보 김경협(오른쪽)씨가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검찰로부터 돈봉투로 의심받았던 초대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 돈봉투 의혹’ 다시 원점으로

검찰은 또 봉투 수수자인 인천 계양구 예비후보자의 진술과 과학적 증거 등을 종합해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 스스로 ‘섣부른 수사’, ‘헛발질 수사’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사에 대한 신뢰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 돈 봉투 의혹 수사는 일단 원점으로 돌아갔다.

검찰은 당초 “공개된 장소에서 금품이 오가기는 어렵지 않았겠느냐.”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김씨 혐의 입증에 자신을 보였었다.

전날까지도 “출판기념회가 있었던 것은 우리도 알고 있다.”면서 “김씨가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심히 유감스럽다.”며 김씨를 압박했다.

따져 보면 검찰의 무리수도 적지 않다. 계좌추적 등 다른 증거도 갖추지 못한 데다 단지 봉투를 돌린다는 영상 하나만을 근거로 압수수색까지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봉투를 받은 인사의 소환 조사에서도 김씨의 주장을 뒤집을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검찰은 “화장실에서 돈 봉투가 배포됐고, 예비경선장에서 차비 명목의 금품이 지급됐다는 언론매체의 보도와 관련, 폐쇄회로(CC) TV 영상에 비춰 제3자가 금품을 살포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계속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CCTV만 확보한 채 무리한 압수수색

민주당 수사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수사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당시 박희태 캠프의 자금 출처로 관광·레저기업인 라미드그룹을 겨냥했지만 별다른 연관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라미드그룹 측은 당시 오간 돈이 정치자금이 아닌 합법적인 변호사 수임료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검찰 관계자는 “진술에 의존하는 어려운 수사”라고 호소할 정도다.

검찰은 전날 13시간 넘게 조사한 조정만(51·1급)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이날 오후 4시 재소환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진한 부분이 있어 불렀다.”면서 “모른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2-02-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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