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약사에게, 피해는 국민에게

약은 약사에게, 피해는 국민에게

입력 2012-02-09 00:00
수정 201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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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한 시민 단체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한 자리에 모인 시민단체 대표들은 감기약·소화제 등 가정상비약을 슈퍼 또는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요즘 국회의원들은 좀 외람된 말씀이지만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해야 되는데, 일부 약사를 위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조중근/가정상비약 시민연대 공동대표]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여야 의원 대부분이 약사법 통과 반대 입장을 피력한 가운데 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겼습니다.

이에 대해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1500여개 읍·면 지역 중 약국이 없는 곳이 655개에 달한다. 이번 기회에 약 접근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 했습니다.

 

하지만 법소위가 무기한 표류할 기미가 보이면서 정부의 약사법 개정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가정 상비약을 쉽게 구입하길 원하지만, 4·11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6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약사회 눈치를 살폈다는 비난이 적지 않습니다.

 

“간단한 파스라든지 일반 상비약을 슈퍼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드리기 힘듭니다.” [이현식(31)/회사원]

“심야시간 집안에 아픈 사람들이 있을 때 비상약을 사지 못해 많은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이진희(39)/회사원]

 

이번에 정부가 슈퍼판매를 추진하는 의약품은 해열진통제, 감기약과 소화제, 파스등 24개 품목으로 식약청과 약사회 안전기준을 통과한 제품들입니다. 그러나 약사회는 의약품 오남용으로 시민의 건강이 위협받고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안전과 편의라는 명분이 대치되는 상황속에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시민입니다. 과연 국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글 /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영상 / 문성호PD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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