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20년전 스티브 잡스 조사 파일 공개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애플의 공동 창업주 스티브 잡스를 1991년에 조사했던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 보고서는 당시 조지 H 부시 대통령이 직속 수출위원회에 잡스를 임명한 뒤 신원 조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언론의 정보 공개 청구로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191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잡스를 포함해 친구, 직장 동료, 이웃, 지인 등 30여명의 인터뷰가 인용돼 있다. 잡스는 1990년 5월 24일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수출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뒤 1993년 1월 부시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위원회에서 일했다.
보고서에 수록된 잡스의 사생활 부분은 지난해 출간된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에 나타난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잡스는 인터뷰 당시 “최근 5년간 마약을 불법 복용한 적은 없지만 1970~1974년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 마리화나, 해시시, LSD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전 여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리사에 대해 과거에는 양육을 거부했지만 이후 지지하는 쪽으로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난 이유를 묻는 여러 개 항목 중에 잡스는 ‘호의적이지 않은 주변 환경’을 꼽았다.
지인들의 평가 역시 잡스가 살아 생전 받았던 극과 극의 상반된 평가와 유사했다. 많은 사람들은 잡스를 긍정적으로 평했지만 일부는 그가 언제나 진실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이 잡스의 정직성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진실을 비틀고 현실을 왜곡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잡스의 도덕성을 문제 삼는 사람들도 그의 능력에 대해선 순순히 인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잡스는 의지가 강하고 근면하며 추진력이 강했다.”면서 이런 점들 때문에 그가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또 1985년에 신원 불명의 남자가 100만 달러를 요구하며 애플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고 위협한 사실도 기록돼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2-02-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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