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학생’ 갈곳 없다‥대안교육기관 전국 3곳뿐

‘문제학생’ 갈곳 없다‥대안교육기관 전국 3곳뿐

입력 2012-02-13 00:00
수정 2012-02-13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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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문가들 “강제전학 어디로 시키나”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각종 대책이 쏟아졌다. 하지만 ‘문제학생’에 대한 선도, 교육, 치료를 담당할 전문기관은 턱없이 부족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폭력 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전국 시ㆍ군교육지원청에는 ‘위(WeeㆍWe Education Emotion)센터’를, 시ㆍ도교육청에는 ‘위(〃)스쿨’을 운영하게 돼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런 방침을 내려 보낸 것은 2009년이다.

전국 대부분의 시ㆍ군교육지원청에는 ‘위센터’가 있다. 그러나 문제학생 대안교육기관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스쿨’을 갖춘 지역은 충북, 충남, 광주 3곳뿐이다.

‘위센터’에도 상담교사와 임상심리사가 있다. 하지만 5일 정도의 단기 프로그램만 운영해 근본적으로 ‘문제학생’을 선도하는 교육기관 역할을 하기 어렵다.

‘위스쿨’은 다르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상담, 정신치료, 인성계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교과 학습도 병행한다. 다니던 학교에 복귀할 준비가 될 때까지 장기간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다.

대안교육기관이 태부족인 현실은 최근 교과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대책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한다. 대안교육기관이 전국에 3곳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핵심 대책인 ‘강제전학’은 공허한 탁상공론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청주의 한 교사는 “강제전학이 이뤄지려면 해당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차치하더라도 받아들일 학교가 있어야 한다”면서 “문제를 일으켜 쫓겨오는 학생을 어느 학교에서, 어느 학부모가 순순히 받아들이겠냐”고 말했다.

결국 ‘문제학생’을 장기간 교육하고 치료해 ‘새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전문적 대안교육기관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는 것이 교육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충북도내 한 위센터의 상담교사는 “위센터의 단기교육은 문제학생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없다”면서 “그런 학생을 완전히 변화시키려면 전문적인 치료와 장기간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9월 전국 최초의 ‘위스쿨’로 문을 연 충북 진천군 청명학생교육원이 최근 주목받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교육원에는 임상심리사, 상담심리사, 청소년지도사, 사회복지사 등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이 현재 9명 있다. 한번 들어오면 최단 4개월 이상 교육을 받는다. 폭력 자제심을 키우는 ‘분노조절 훈련’ 등 인성지도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이 교육원을 거쳐 건강하게 학교로 돌아간 학생은 70명이 넘는다.

교육원의 박창호 교학부장은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와 처벌 강화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장기적인 인성교육과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안교육기관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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