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모임 ‘국민 법복’ 증정…법원 퇴임식은 고사
“10년 단임제 임기를 마치고 잠시 퇴직하는 것뿐입니다. (돌아올 때까지) 밖에서 사법부가 국민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SNS 논란 끝에 재임용에서 탈락한 서기호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17일 낮 법원 정문 옆에서 노조와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환송식에서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법원 공무원 노조는 이날 노란색 풍선과 ‘국민과 소통한 사법부의 양심 서기호 판사 퇴임식’ ‘판사님 꼭 돌아오세요’라고 적힌 플래카드 등을 들고 그를 위로했다.
서 판사를 지지하는 모임인 ‘국민의 눈’은 그를 ‘국민 판사’로 임용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들은 서 판사에게 정(正)자가 새겨진 ‘국민 법복’도 선물했다.
’국민의 눈’ 이상갑 대표는 “법복 안에는 서 판사가 지금처럼 양심에 따라 재판하라는 의미로 헌법 103조를, 재임용 탈락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법관의 신분보장에 관한 규정인 헌법 106조를 자수로 새겼다”고 말했다.
서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408호 민사법정에서 임기 마지막 재판을 마치고 환송식에 참석했다.
애초 법원은 오후에 그의 공식 퇴임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서 판사가 고사했다.
법원 관계자는 “단독 판사 20여명이 서 판사의 집무실을 방문해 선물과 꽃다발, 재직 기념패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 판사의 환송식을 보려고 영등포구에서 찾아왔다는 직장인 이모(36)씨는 “투명하지 못한 이번 재임용 심사결과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사 중에는 한 남성이 자신이 관련된 명도소송에서 서 판사가 부당한 판결을 했다며 큰 소리로 소란을 피워 관계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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