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유아 무늬만 의무교육

장애유아 무늬만 의무교육

입력 2012-06-29 00:00
수정 2012-06-2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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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어린이집 법적 규정 미비 교육기관 아닌 보육시설 간주

서울에서 장애어린이를 전담하는 민간 B어린이집은 한달 운영비 4000여만원 가운데 80% 이상을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다. 나머지 20%도 채 안 되는 운영비는 교재와 교구·급식·통학차량 운영에 쓰고 있다. 원장 김모(49·여)씨는 “예산 부족으로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맞는 보조기구나 기자재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면서 “의무교육이 현장에서는 와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특수교육법에 근거, 장애어린이 의무교육을 2010년 만 5세에서 올해 만 3세까지 확대했다. 의무교육은 유치원 과정에서 실시하되 특수교사 배치기준 등 일정 조건을 갖춘 어린이집도 교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현재 만 3~5세 장애유아 가운데 3367명은 교과부 관할 유치원에서, 4648명은 보건복지부에서 총괄하는 장애 전담 및 장애 통합 어린이집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문제는 B어린이집처럼 의무교육 시행 전과 비교, 달라진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어린이집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지원은 인건비, 장애유아 보육비(1인당 39만 4000원), 통학차량 운영비(월 20만원)와 교재교구비, 지자체와 복지부가 선별적으로 지급하는 시설 개·보수비 및 장비비 등이다. 항목별 지원비의 증감은 있었지만 항목은 의무교육 실시 전과 똑같다.

장애어린이집을 위한 법적 규정이 미흡한 탓에 유치원보다 더 많은 장애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어린이집에 대한 명확한 지원 방안이 없다. 법에서는 장애어린이집을 의무교육 시설로 간주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닌 보육시설이다.

게다가 올해부터 만 5세의 교육을 의무화한 ‘누리과정’이 도입됐지만 장애어린이집은 별다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지급되는 20만원씩의 1인당 보육료가 기존 보육료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일반 어린이집의 경우, 학급당 어린이가 많아 1인당 7만원가량의 연구개발비를 지급할 경우, 규모가 커지지만 장애어린이집의 학급당 원아는 3명 이하인 탓에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교과부의 ‘특수교육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유치원 내 특수학급에 대한 학급별 연간 운영 지원비는 2009년에 비해 37% 증가했다. 유치원, 어린이집에 따라 교육 불균형을 낳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와 복지부의 이원화 체제가 초래한 결과다. 백운찬 전국장애아동보육시설협의회장은 “유치원과 달리 어린이집은 지원도 못 받으면서 의무교육이라는 과제만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치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실장은 “애초 법 제정 당시 장애어린이집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면서 “교과부와 복지부가 함께 장애어린이집의 의무교육 환경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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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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