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역 흉기 난동자 검거 일등공신 임상록씨

의정부역 흉기 난동자 검거 일등공신 임상록씨

입력 2012-08-20 00:00
수정 201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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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근무 7개월차 “흉기 난동자 위치 추적 급선무라 생각”

“왜소해 보였지만 흉기를 들고 있어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시민 2명이 함께 해 용기를 냈습니다.”

’의정부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의 조기 검거에는 책임감을 지닌 20대 공익근무요원의 지혜와 B씨(34)씨 등 시민 2명의 용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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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6시10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서울방면 전동차 안에서 30대 남성이 아무런 이유없이 불특정 승객을 대상으로 흉기로 찌르거나 휘둘러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의정부역사 바닥에 있는 피가 당시 상황을 짐작케 하고 있다
18일 오후 6시10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서울방면 전동차 안에서 30대 남성이 아무런 이유없이 불특정 승객을 대상으로 흉기로 찌르거나 휘둘러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의정부역사 바닥에 있는 피가 당시 상황을 짐작케 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공익근무요원인 임상록(27)씨는 지난 18일 오후 6시35분이 조금 지났을 무렵 긴급 지시를 받고 동료들과 역무실을 나섰다.

승강장에서 승객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다는 긴급 상황이 전파됐다.

임씨는 지난 2월 입대해 훈련을 받고 3월 의정부역에 배치됐다.

그는 역무실을 나서자마자 인근에 있는 철도특별사법경찰 사무실을 문을 두드려 상황을 알린 뒤 승강장을 향했다.

그러나 의정부역은 이미 피신 중인 승객들로 혼란스러웠고 출입문은 아수라장이었다.

역사 밖으로 휩쓸려나온 임씨가 휴대전화로 112상황실에 연락하려는 순간 옆에 있던 한 시민이 50m가량 앞에 있는 남성이 범인이라고 알렸다.

때마침 상황실과 연결돼 범인의 위치를 설명했다. 범인은 역을 나와 계단으로 내려온 뒤 택시승강장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는 “두렵다는 생각이 들 겨를도 없이 뒤따랐다”며 “옆을 보니 남자 시민 2명이 함께 뒤쫓고 있었다”고 추격 상황을 설명했다.

괴한은 차도와 인도를 분리해 놓은 안전시설을 넘어 무단횡단한 뒤 차도를 따라 걸었다.

임씨와 시민 2명도 멀찌감치 떨어져 차도를 건넜고 안전시설을 넘는 순간 범인과 눈이 마주쳤다.

범인은 공구용 커터 칼을 휘두르며 ‘따라오지 말라’고 위협했고 대치가 시작됐다. 긴박한 상황이었다.

임씨는 당황하지 않았다. 다시 112상황실에 전화해 현장을 알려준 뒤 인근 화단에서 돌을 집어 범인에 대응했다.

함께 있던 시민 한 명이 안전시설을 넘은 뒤 들고 있던 우산으로 범인의 손을 내려쳤다. 순간 커터칼이 바닥에 떨어졌다.

범인을 제압하기 위해 달려드는 순간 범인은 바지 오른쪽 주머니에서 같은 종류의 커터칼을 또 꺼내들었다.

다시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경찰차 3대가 잇따라 도착했다. 경찰관들에게 둘러싸인 범인은 곧 검거됐다.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꼭 10분 만이었다.

경찰은 “임씨가 용기를 내 피의자를 뒤쫓았고 침착하게 위치를 알려줬기 때문에 (빠른 검거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임씨는 “당시 너무 긴장했는지 일부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피의자를 뒤쫓으며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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