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흉기난동범, 술취해 엉뚱한 업소서 범행

수원 흉기난동범, 술취해 엉뚱한 업소서 범행

입력 2012-08-22 00:00
수정 2012-08-22 11: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잔돈 2만원 돌려받으려고 흉기 샀다”

경기도 수원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강모(39)씨가 술값 문제로 시비를 벌인 술집을 찾지 못해 엉뚱한 주점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강씨는 첫 범행 직전인 20일 오후 9시50분께 장안구 파장동 S주점에 들어가 양주(12만원) 1병과 과일안주(4만원) 등 16만원 어치를 시킨 뒤 5만원권 4장 20만원을 냈다.

그러나 여주인이 봉사료를 포함하면 21만원이라며 거스름돈을 주지 않자 말다툼을 벌어졌고 강씨는 오후 11시41분께 112에 직접 신고했다.

112신고를 받은 노송파출소 직원은 S주점에 가 2만원을 돌려주는 선에서 중재하고 강씨를 파장시장에 내려줬다.

경찰은 “당시 출동했던 경찰관이 강씨가 신고자여서 별다른 범죄경력을 조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잔돈 2만원을 마저 돌려받고 여주인을 혼내주려고 편의점에 들어가 과도를 샀다. S주점을 찾으러 돌아다녔는데 술에 취해 찾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S주점은 처음 범행한 H주점과 400m 떨어져 있다.

파장시장 골목에서 40여분을 헤맨 강씨는 출소 이후 한차례 갔던 H주점이 눈에 들어왔고 이곳에서도 안좋은 기억이 있었다는 게 떠올랐다고 말했다.

강씨는 “H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노래를 부르겠다’고 하니까 주인이 ‘선생님이 낸 돈으로는 노래방 기계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해 ‘나를 무시했다’는 나쁜 기억이 있었다. 그러나 성폭행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강씨는 H주점 주인과 주점으로 들어오려던 손님 유모씨를 흉기로 찌른 뒤 도망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단말기를 버리기도 했다.

또 이날 오후 4시께 장안구 율전동 지하철 1호선 성대역 인근 술집에서 소주 4병을 혼자 마시고 파장동으로 이동한 것으로 학인됐다.

강씨는 21일 점심과 저녁, 22일 아침까지 식사를 하지 않고 앉았다 누웠다를 반복하며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거 당시 파출소와 형사계 조사에서도 거부하다가 술에 많이 취했고 몸이 피곤하니 3~4시간만 잔 뒤 시원하게 진술하겠다고 했었다”며 “어제 오후 1시45분부터 조서를 받았는데 고분고분 순순히 시인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조사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금전적으로 구제할 방법이 없어서 깊이 사죄드린다. 나도 사형을 받지 않겠느냐. 유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꼭 좀 전해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22일 중 살인, 살인미수, 강간상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강씨는 지난 21일 오전 0시55분께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의 한 주점에 술에 취한 채 들어가 여주인 유모(39ㆍ여)씨를 성폭행하려다가 실패하자 흉기로 유씨와 주점에 들어서던 손님 임모(42)씨를 찌르고 도주했다.

이어 강씨는 500m 떨어진 정자동 단독주택으로 침입, 고모(65)씨와 부인(60), 아들(34)을 찌르고 나오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이 사건으로 고씨가 숨지고 유씨 등 4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