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ㆍ배 주산지 초토화, 채소값도 급등세 조짐
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전국의 과수·채소 농가가 큰 타격을 받았다.과수농가의 경우 수확철을 맞은 배와 사과 등의 낙과 피해가 심각하다. 호박, 상추, 시금치 등 하우스재배 채소 역시 태풍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추석을 앞두고 과일과 채소 등 각종 농산물가격이 크게 오를 조짐이다.
◇사과·배 피해 심각 = 29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낙과 피해면적은 배 3천161㏊, 사과 185㏊로 집계됐다.
나주의 배 재배지 2천391㏊의 잠정 피해율을 60%로만 환산해도 낙과 피해면적이 1천434㏊에 이른다.
사과 주산지인 예산, 배 주산지인 천안 등 충남에서는 2천여 과수농가가 2천473㏊에 이르는 피해를 봤다.
예산의 사과 재배지 1천217㏊에서 과일이 떨어지거나 나무가 쓰러졌고, 천안의 배 재배지 230여㏊에서 낙과 피해를 당했다.
경남에서도 농작물 피해규모 1천912㏊ 중 수확을 앞둔 사과, 배의 피해 면적이 1천519㏊로 79.4%를 차지했다.
◇비닐하우스·밭작물도 피해 = 충남에서는 부여지역 비닐하우스 427동이 망가지는 등 비닐하우스 2천900여동이 파손됐다.
또 멜론, 오이, 고추, 수박, 토마토 등 밭작물 재배지 144㏊가 물에 잠기거나 강풍으로 작물이 쓰러졌다.
전남에서는 비닐하우스 935동 88.5ha가 망가졌다.
경남에서는 벼 166.6㏊, 딸기 42.5㏊, 단감 34.6㏊가 피해를 봤으며 비닐하우스 등 농업 시설물 877개가 파손되기도 했다.
◇농산물 가격 급등 조짐 = aT(한국농수산품유통공사) 광주전남지사에 따르면 29일 현재 배(원황)의 시세는 중품 기준 10개에 2만원으로 일주일 전 2만5천원에 비해 20% 내렸다. 사과(쓰가루)는 1만2천원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태풍 피해로 공급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제수용 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는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농협 광주공판장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작황이 좋고 재배면적이 늘어 사과와 배가 지난해보다 40% 정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태풍 피해로 공급량이 달리면 추석에는 작년과 비슷하게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급등세인 채소류의 가격은 더욱 치솟고 있다.
aT 광주전남지사는 조선애호박이 1개에 2천70원으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70% 뛰었고 적상추(100g)는 1천40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00% 올랐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시 농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지난 28일과 29일 호박(애호박 8㎏, 돼지호박 10㎏)의 경매가격이 4만~5만원으로 태풍이 닥치기 전인 2~3일 전보다 25% 이상 뛰었다.
또 고추(10㎏ 기준)는 3만5천~4만원에서 5만~5만5천원으로 인상됐으며 상추(2㎏)는 2만~2만5천원에서 3만원대, 대파(1.5㎏)는 2천원에서 3천원으로 각각 올랐다.
수원 농수산물도매시장 측은 “현재 배는 15㎏에 3만5천원, 사과는 10㎏에 3만2천원으로 아직까지 가격변동은 없다. 그러나 태풍으로 낙과가 많이 생겨 다음주에는 배나 사과 모두 4만원에서 5만원대까지 오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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