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11년간 발암기름 한강 유출

용산기지 11년간 발암기름 한강 유출

입력 2012-10-05 00:00
수정 2012-10-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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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52곳 중 46곳 검출… 벤젠 기준치 2800배 초과

2001년 1월 용산 미군기지 기름 유출 사고 이후에도 올해까지 11년 동안 독성 발암물질이 포함된 오염 기름이 한강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정화 작업에 나섰지만 주한 미군이 허가하지 않아 기지 내 오염원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차단된 상태다.

4일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이 환경부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용산 미군기지 유류 오염 정화 관련 미군 측과 협의 요청’ 공문 및 ‘서울 녹사평역 유류 오염 지하수 정화 용역’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부터 기준치를 초과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BTEX) 등이 용산 미군기지 인근의 전체 52곳 지하수 관측정 가운데 46곳에서 검출됐다. 이 중 11개 관측정의 지하수가 한강으로 흘러 들어갔다.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은 지난해 기준치(0.015㎎/ℓ)의 무려 2800배를 초과한 42.745㎎/ℓ가 검출되면서 최고 농도를 기록했다. 같은 해 석유계 총탄화수소(TPH) 또한 기준치(1.50㎎/ℓ)의 5300배를 초과한 5060.13㎎/ℓ가 검출됐다.

연간 평균 농도 기준치를 초과한 관측정은 벤젠 22곳, 톨루엔(기준치 1.00㎎/ℓ) 4곳, 에틸벤젠(기준치 0.45㎎/ℓ)과 크실렌(기준치 0.75㎎/ℓ) 각각 6곳, 석유계 총탄화수소(기준치 1.50㎎/ℓ) 8곳이다. 벤젠은 백혈병, 골수종의 원인 물질이며 톨루엔은 복통, 위장 기능 장애,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다.

서울시는 지난 10년 동안 미군기지가 있는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에 대해 정화 작업을 벌였지만 미군의 접근 불허로 근본 오염원을 제거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상 미군의 협조 없이는 기지 내 기초적인 오염 실태 조사도 불가능하다.

장 의원은 “정부가 독성 발암물질이 함유된 기름이 미군기지에서 한강으로 흘러갔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가 국민의 건강보다 미군의 태도에 더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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