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어도의 날’ 지정, 또 다음 기회로

제주 ‘이어도의 날’ 지정, 또 다음 기회로

입력 2012-12-14 00:00
수정 2012-12-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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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안 본회의 상정 안돼…중국과 외교적 마찰 우려한 듯

’제주도민의 이상향’ 이어도와 관련된 문화와 역사를 조명하기 위한 ‘이어도의 날’ 조례안이 또다시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

제주도의회는 14일 제301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 강경찬·박규헌 의원이 공동 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 이어도의 날 지정·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박희수 도의회 의장은 “안건을 발의한 뜻은 잘 알고 있지만 이 조례안이 상정될 경우 발생할 여러 문제점은 모두가 잘 알 것이다. 여러모로 고민해봤지만 좀 더 지혜를 모아야겠다”고 밝혔다.

집행부가 줄곧 제기해 온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 우려 등이 참작돼 상정을 미룬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조례안은 이번 9대 도의회 임기가 종료되는 2014년 6월 30일까지 상정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이어도의 날’ 조례안은 제주도민 사이에 구비전승돼온 ‘환상의 섬’ 이어도 관련 신화와 민요 등을 창작 작품으로 공연,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관련 자료를 전시하며 정기적으로 행사를 개최해 도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려는 목적도 있다.

조례안에는 1951년 우리 해군이 이어도를 발견하고 ‘대한민국령’이라는 동판을 수중에 설치한 날인 9월 10일을 이어도의 날로 지정하고 일주일간 이어도 문화행사 주간을 운영토록 하고 있다.

제주도의 ‘이어도의 날’ 조례 제정은 지난 2007∼2008년에도 추진됐으나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 우려 등을 이유로 무산됐었다.

이번에도 추진과정에서 집행부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시기를 미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도의 날’ 지정을 두고 외교적 마찰 문제가 걸림돌이 되자 조례안에서 이어도의 지정학적 위치 등 예민한 부분을 빼고 문화적 부분에 초점을 맞췄으나 여전히 우려가 걷히지 않아 상정 보류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조례를 발의한 의원들은 산회 후 보도자료를 통해 상정 보류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강 의원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조례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강력히 요구했지만 물거품이 됐다”며 실망의 뜻을 밝혔다. 박 의원도 “집행부의 상정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의원들을 설득해왔으나 운영위에서 상정 보류를 결정, 이어도의 날을 바라는 도민들의 여망마저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조례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선을 앞둔 상황인데다 중·일간 분쟁 분위기에 편승해선 안된다는 우려 때문에 보류된 것인 만큼 다시 본회의에 상정해 명실상부한 자치법규로 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도는 우리나라 최남단 섬인 마라도에서 149km,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앞바다 가장 동쪽의 퉁다오(東島)로부터 247㎞ 떨어져 있다.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곳이어서 양국은 1996년부터 EEZ 경계획정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2003년 해양연구 등을 위해 이어도에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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