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차 귀국했다 발묶인 ‘CJ 비자금 집사’…입 열까

휴가차 귀국했다 발묶인 ‘CJ 비자금 집사’…입 열까

입력 2013-05-26 00:00
업데이트 2013-05-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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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건너뛰고 이재현 회장과 직접 연락”

CJ그룹의 해외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의혹 해결의 실마리를 쥔 ‘비자금 집사’ 신모 CJ 부사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CJ그룹이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주로 홍콩 등 해외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에 비춰보면 현재 홍콩에 사무실을 둔 CJ차이나 법인장이자 그룹 내 ‘재무·국제통’인 신 부사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신 부사장을 1차 수사 타깃에 올려둔 검찰은 지난 21일 CJ그룹 사무실 등과 함께 신 부사장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평소 주로 홍콩에서 근무하는 신 부사장이 검찰 내사 상황을 모른 채 최근 연휴 귀간에 귀국한 것이 검찰로서는 ‘행운’이었다.

검찰은 비자금 수사의 열쇠를 쥔 신 부사장이 국내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곧바로 출국금지 조치를 통해 그의 발을 묶어뒀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신 부사장은 홍콩으로 되돌아가려다가 인천공항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홍콩에서만 20년 가까이 근무한 신 부사장은 2004∼2007년 그룹 재무팀에서 일하며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설탕 수출업체인 계열사 CJ차이나로 옮겨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신 부사장은 CJ그룹이 홍콩에 운영하고 있는 다수의 특수목적법인(SPC·Special Purpose Company) 설립을 대부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8년께 이들 중 한 법인 명의로 CJ그룹 자사주를 매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CJ그룹에서 퇴직한 한 인사는 “신 부사장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관리자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신 부사장이 홍콩에서 팀장으로 일할 당시 상사를 건너뛰고 이 회장과 직접 연락했으며 이 회장이 1년에 3∼4차례 홍콩에 방문하면 신 부사장이 직접 수행하며 챙겼다”고 말했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도 “홍콩에 있는 SPC 설립과 관련한 사항은 신 부사장만 알고 있다”며 신 부사장이 비자금 조성 과정에 상당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했다.

CJ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한 뒤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검찰은 수사의 ‘정점’인 이재현 회장을 부르기 직전 단계에서 ‘비자금 집사’인 신 부사장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최측근으로서 자금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신 부사장의 입을 열게 할 수 있을지가 검찰 수사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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