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장 장마 끝…과수농가는 초토화

사상 최장 장마 끝…과수농가는 초토화

입력 2013-08-05 00:00
수정 2013-08-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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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복숭아·여주 참외 등 큰 피해입어

기상관측이래 ‘가장 긴’ 장마가 4일로 끝이 났으나 경기지역 과수농가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이천, 여주 등 경기동부지역 과수농가에 따르면 올봄 한파와 폭설 등 이상기온에 이어 49일간에 걸친 장마로 일조량 부족, 침수ㆍ유실 등의 피해까지 겹치면서 복숭아, 참외 등 과실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40∼50%가량 줄었다.

특히 복숭아의 경우 긴 장마로 병에 걸여 제대로 익지 않고 썩어 문드러지거나 탁구공 크기에 불과할 만큼 알이 작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이 매우 많다.

이천시 장호원읍 송산리에서 20년간 복숭아를 재배해온 최병철(53)씨는 “장마로 인해 상품가치가 없는 복숭아가 많아 조·중·만생종 구분없이 10월까지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수확한 복숭아마저 크기가 작고 상태도 안 좋아 제값을 받기는 틀렸다”고 말했다.

이천지역 800여 복숭아 농가의 출하량은 지난달 말 기준 14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7t의 38.5%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출하량이 4천여t에 달했던 것에 비추어 보면 앞으로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손준호 경기동부과수농협 이천유통센터장은 “올봄 이상한파로 복숭아가 예년보다 20%가량 덜 달린데다 긴 장마로 상당수가 병들거나 떨어졌고 특히 제대로 자라지 않아 크기가 매우 작다”면서 “이 때문에 지난해 14개 한박스가 올해는 23개를 담아야 한 박스를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여주군 금사면 일대 참외재배 농가 역시 집중호우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참외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456개동이 300㎜ 안팎의 집중호우로 침수 또는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출하를 앞둔 참외를 모두 폐기처분, 5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시설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희석 여주군 금사면 산업팀장은 “집중호우로 금사면 일대 참외재배 비닐하우스 17㏊가 침수피해를 입었다”면서 “참외는 물에 침수되면 썩거나 곯기 때문에 올 농사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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