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를 정교사로 둔갑… 국가보조금 빼먹는 어린이집

시간제를 정교사로 둔갑… 국가보조금 빼먹는 어린이집

입력 2013-10-02 00:00
수정 2013-10-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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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의 ‘꼼수’ 시간제교사도 ‘합작’

정부가 지급하는 보육교사 처우 개선비를 받기 위해 정규 보육교사를 뽑는 대신 시간제 교사를 정교사인 양 등록하는 어린이집의 꼼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투자되는 국가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어린이집의 꼼수를 근절하기 위해 정규 보육교사에 비해 지나치게 열악한 시간제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처우 개선비는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들이 낮은 월급과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전면 도입한 것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5월 당정협의회에서 유치원 교사와의 급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추가로 인상하기로 했다.

1일 경찰과 일선 어린이집에 따르면 한 달 20만~30만원씩 지급되는 보육교사의 처우개선비를 타내기 위해 시간제 보육교사를 정교사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조금을 빼돌리다가 적발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오전 9시~오후 2시에 일하는 오전반이나 오후 2~6시에 일하는 오후반 시간제 교사를 뽑아놓고 구나 군에 종일반 교사로 등록해 국가보조금을 타내는 방식이다.

지난 8월에는 대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15명과 보육교사 2명이 시간제 교사를 정교사로 둔갑시켜 보조금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같은 달 인천에서도 어린이집 원장이 시간제 교사 3명을 정규 보육교사로 구에 등록해 기본 보육료 1000만원을 받아 챙기다 불구속 입건됐다. 이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시간제 교사 3명은 지난 3~6월 정교사에게 지급되는 처우개선비 등 수당 250여만원을 빼돌렸다.

이런 꼼수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어린이집 운영자와 시간제 교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운영자는 한 달 150만원이 넘는 구의 보육 지원료가 정교사 숫자에 비례해 나오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의 교사를 등록하려 한다. 또 시간제 보육교사들은 정교사로 등록하면 처우개선비를 챙길 수 있다. 서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다 폐업한 김모(55·여)씨는 “실제로는 시간제 교사를 뽑고 구에는 정규 종일반 교사로 등록한 뒤 보육지원료는 원장이 갖고 처우개선비 등 수당은 시간제 교사가 챙기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털어놨다.

이 같은 보조금 빼돌리기 행태는 턱없이 낮은 보육교사 월급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근절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동작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오후반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최모(34·여)씨는 “자녀 교육비에 보태기 위해 시간제 보육교사로 일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하는 일에 비해 시급이 너무 낮아 처우가 열악하다”면서 “일하는 시간에 비례해 시간제 교사에게도 처우개선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정부가 경력 단절 여성들의 고용을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지금처럼 질 낮고 급여도 적은 시간제 일자리가 계속된다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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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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