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등 새 주주 참여…최소운영수입보장 폐지서울시, 1천억원 규모 시민펀드 조성해 지분 참여
민자로 건설돼 사업시행자와 요금 갈등을 빚은 서울지하철 9호선에서 기존 대주주였던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이하 맥쿼리) 등이 최종 철수하고 운임 결정권을 서울시가 갖게 됐다.서울시는 23일 새 주주가 참여한 서울시메트로9호선㈜과 변경 실시협약을 맺고 지하철 9호선 사업재구조화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 등 건설출자자 7개사와 맥쿼리, 중소기업은행 등 2개 재무투자자는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현대로템과 맥쿼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지분을 각각 25%, 24.53% 보유한 1,2대 주주였다.
새 주주로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신한은행이 참여했고 한화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2개사가 자산운용사로 선정됐다. 주식 매각 대금은 7천464억원이다.
요금 결정은 신고제에서 승인제로 변경돼 실질적인 결정권이 서울시로 넘어왔다.
기존 실시협약은 민간사업자가 협약 안에서 자율적으로 운임을 정해 서울시에 신고하면 됐지만, 변경 실시협약에서는 운임 결정과 부과, 징수에 대해 서울시 승인을 받도록 했다.
맥쿼리 측은 지난해 4월 9호선 요금을 인상하려다 서울시가 인상안을 반려하자 소송을 냈다. 올해 5월 열린 1심에서는 서울시가 승소했고 2심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실제 운영수입과 관계없이 실시협약에서 정한 예상 운임수입의 부족분을 지원하게 돼 있던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는 비용보전방식으로 대체됐다.
민자 사업 유인책이지만 재정 부담이 커 독소조항으로 지적됐던 MRG 때문에 서울시는 매년 수백억원을 맥쿼리에 지급해왔다.
비용보전방식은 매 분기 관리운영권 가치에 대한 상각액·이자율·운영비용을 합한 금액에서 9호선 운임·부속사업 수입 등을 합한 금액을 뺀 나머지를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관리운영권 가치는 매 분기 균등 상각해 2039년에는 0원이 되고 이자는 매년 줄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시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민간사업자의 수익률은 13%대(세후 8.9%)에서 4.86%로 조정돼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낮췄다.
서울시는 사업자 수익률 인하로 향후 26년간 지급해야 했던 재정보조금을 5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줄여 최대 3조1천929억원의 재정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또 1천억원 규모의 채권형 시민펀드를 조성해 지하철 9호선에 투자할 예정이다. 4,5,6,7년짜리를 각각 250억원씩 발행하며 1인당 2천만원까지 투자할 수있다.
평균 수익률은 4.3%로 다음 달 13일부터 일주일동안 신한은행 등 서울 소재 금융기관에서 판매한다.
박원순 시장은 “시정 난제 중 하나였던 9호선 문제가 해결됐다”며 “9호선을 서울형 민자사업 혁신 모델로 삼아 시민 이익에 맞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