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 인기에 대구 ‘바보주막’ 문턱 닳아

영화 ‘변호인’ 인기에 대구 ‘바보주막’ 문턱 닳아

입력 2014-01-03 00:00
수정 2014-01-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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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변호인’이 관객 600만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면서 대구에 자리잡은 ‘바보주막’을 찾는 발길이 덩달아 늘고 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영화관에서 한 관객이 변호인 유인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영화관에서 한 관객이 변호인 유인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지역 일부 인사들이 사회적 기업을 표방해 만든 협동조합 다문이 운영하는 바보주막은 영농법인 ㈜봉하마을이 제공하는 막걸리를 판매하는 곳으로 작년 10월 3일 대구 약령시장 부근에서 문을 열었다.

개점 직후부터 봉하마을 친환경쌀로 빚은 막걸리를 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막거리 애호가를 중심으로 손님이 몰려 많을 때는 90석 자리가 꽉 차고 하루 소비되는 막걸리만 100병(1병 375㎖)이 넘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 성향에 따른 특유의 지역 정서에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손님 숫자가 하강세를 보이더니 개점 2개월 만인 지난달 중순엔 하루에 막걸리 60병이 소비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런 추세가 반전을 보인 것은 지난달 18일 영화 ‘변호인’이 개봉하면서부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조금씩 발길이 늘더니 최근에는 개점 초기와 비슷한 수준을 회복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공감한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주막을 찾고 있지만 영화 티켓을 제시하는 손님에게 막걸리 한 병을 무료로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도 손님몰이에 한몫하고 있다.

최근에 영화를 보고 주막을 찾았다는 최모(38·회사원)씨는 “대구에 봉하마을 막걸리 판매점이 생겼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시간이 없어 찾지 못했다”면서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짬을 내 주막을 찾았는데 앞으로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주막이 들어선 곳이 민족시인 이상화의 형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상정(1897-1947) 장군이 살던 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장군의 고택 등이 자리잡은 대구 계산동 2가 일대는 10여년 전 재개발 위기에 처했다가 시민들의 힘으로 어렵사리 옛 모습을 지켜낸 곳이라 주막 이미지와 사뭇 어울린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바보주막 점장 민주현(47)씨는 “지은 지 90년 된 고택을 일부 개조한 데다 겨울철이어서 자리가 불편할 수도 있을 텐데 영화 개봉 이후 손님이 다시 늘고 있다”면서 “새삼 영화의 힘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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