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병원 찾은 칠삭둥이 자매 “기적은 꼭 온다”

9년만에 병원 찾은 칠삭둥이 자매 “기적은 꼭 온다”

입력 2014-01-06 00:00
수정 2014-01-0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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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미숙아 합병증 고통 103일 투병끝에 퇴원한 뒤 무럭무럭 자라나 방문 응원

“아무리 아파도 포기하지 마세요. 저희가 희망의 증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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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은희(왼쪽에서 두 번째) 교수 등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지난 3일 최예원·예인 쌍둥이 자매에게 선물 받은 배냇저고리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은희(왼쪽에서 두 번째) 교수 등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지난 3일 최예원·예인 쌍둥이 자매에게 선물 받은 배냇저고리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달 말 고려대 안암병원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9년 전 세상의 빛을 보자마자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던 최예원·예인(10) 쌍둥이 자매였다. 몰라보게 건강해진 두 소녀의 손에는 배냇저고리 다섯 벌이 들려 있었다. 최양 자매는 “지금 아픈 아이들이 우리를 보며 버텨 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배냇저고리를 병원에 주러 왔다”고 말했다.

‘칠삭둥이’로 일찍 세상에 나온 자매는 인공호흡기와 주사제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했다. 당시 예원양의 몸무게는 1.16㎏, 예인양은 1.19㎏. 둘을 합해도 신생아 한 명의 몸무게에 못 미쳤다. 설상가상 예원양은 미숙아 망막증과 뇌수종 합병증으로 고통이 더했다.

부모인 최용호(40)씨 부부는 괴로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103일이 지나자 기적이 일어났다. 부모의 간절한 바람과 정성 어린 보살핌 덕에 기력을 회복했고 몸무게도 부쩍 늘어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자매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다. 꿈 많고 놀기 좋아하는 게 여느 또래와 같다. 병마의 후유증으로 예원양은 시력이 많이 저하됐고 예인양은 다리에 힘이 없어 자주 넘어지지만, 최씨 부부는 감사하기만 하다. 최씨는 5일 “지금도 중환자실에 있는 아기와 부모들이 ‘기적은 꼭 찾아온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4-01-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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