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恨, 나눔의 情으로 승화한 황금자 할머니 별세

위안부 恨, 나눔의 情으로 승화한 황금자 할머니 별세

입력 2014-01-26 00:00
수정 2014-01-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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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 재산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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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 임종 앞두고 전 재산 기탁 유언장 작성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 임종 앞두고 전 재산 기탁 유언장 작성
일본근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는 2011년 12월 12일 ‘사후에 전 재산을 지역 장학회에 기탁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쓴 사실을 공개했다. 임차보증금, 은행예금 등을 포함한 재산 3000여만원을 재단법인 강서구 장학회에 기탁한 것이다. 당시 할머니는 노환으로 병세가 악화돼 음식물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할 만큼 위독한 상태였다.

황 할머니가 26일 9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황 할머니가 이날 오전 1시30분쯤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운명했다고 밝혔다. 황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4명 가운데 생존자는 55명으로 줄었다.

 황 할머니는 지난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났다. 13살 때 길을 가다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갔다. 3년 뒤 간도(間島·백두산 북쪽의 중국 만주 지역 일대) 지방으로 옮겨져 위안부 생활을 했다. 광복 후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가정을 꾸리지 못했다. 길에서 떠도는 아이를 양녀로 맞아 키웠지만 이 아이마저 10살 때 죽자, 평생 홀로 살아왔다.

 황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빈병과 폐지를 주워 팔았다. 생활지원금도 쓰지 않고 전부 모았다. 점심은 인근 복지관에서 때웠다. 이렇게 모은 돈을 2006년과 2008년,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4000만원, 3000만원, 3000만원씩 총 1억원을 장학금으로 강서구에 기탁했다. 맺힌 한(恨)을 나눔의 정으로 승화, ‘기부 천사’가 된 것이다. 2011년 7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목동이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28일 강서구민장(葬)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정대협 관계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하루하루 시간과 싸우고 계시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 정부는 역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하루속히 위안부 피해 문제가 해결돼 할머니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노년의 생을 보내실 수 있으시도록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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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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