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추돌사고] 1~4호선 24%가 노후 차량… 기관사들도 “잦은 이상 느꼈다”

[서울 지하철 추돌사고] 1~4호선 24%가 노후 차량… 기관사들도 “잦은 이상 느꼈다”

입력 2014-05-07 00:00
수정 2014-05-07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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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무분별한 규제완화… 세월호 참사와 판박이

지난 2일 발생한 서울 지하철 추돌사고도 예고된 인재(人災)였다. 안전불감증과 무분별한 규제완화, 비용절감에 따른 정비인력 축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행히 대형 참사는 면했지만 세월호 참사와 ‘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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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중간수사 결과 발표
경찰 중간수사 결과 발표 6일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열린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 관련 수사 브리핑에서 백경흠 형사과장이 신당~상왕십리역 선로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운영)는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의 가장 큰 원인인 신호기를 메트로 직원이 추돌 사고 14시간 전인 2일 오전 1시 30분쯤 인지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29일 신호기 데이터 수정 시점부터 오류가 있었다고 6일 밝혔다. 2호선은 하루 평균 열차 550대가 운행되고 매일 시민 200여만명이 이용하는 수도권 최다 이용 노선으로 나흘 동안 ‘아찔한 운행’을 했던 셈이다.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점검 부실’이다. 시는 세월호 참사 후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지하철 특별점검을 했지만 신호기는 일상점검 대상이라는 이유로 제외했다. 그러나 일상점검에서도 신호기 오류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 발생 전까지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트로 관계자는 “신호 체계를 변경한 지난달 29일 이후 열차끼리 접근한 상황이 없어서 신호기 오류를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 직원이 신호기 오류를 알고도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를 넘은 안전 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20년 이상 된 노후 전동차도 문제다. 사고를 낸 후속 열차인 2260편은 1990년, 앞 열차인 2258편은 1991년 제작돼 모두 20년 이상 된 차량이다. 실제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전체 1954대 가운데 23.8%인 466대가 20년 이상 된 차량이었고 16~19년은 36.8%(718대)였다. 이들 노후 전동차는 잔고장으로 인한 대형 사고의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사고도 핵심 안전장치인 열차 자동정지장치(ATS·앞뒤 열차가 200m 정도의 안전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지하철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2009년 철도차량 내구연한을 25년으로 정하고 정밀진단을 통과하면 5년씩 최대 15년까지 연장, 운행 연한을 40년까지 늘리는 내용으로 철도안전법을 개정한 것은 사실상 사고 가능성을 제공한 것”이라면서 “전동차가 노후화할수록 고장도 잦다. 기관사들은 크고 작은 이상 신호를 자주 느낀다”고 털어놨다.

3조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를 줄이겠다며 정비인력 감축과 노후차량 정비 등 안전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메트로는 노인 무임승차 등으로 지난해 12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부채는 3조 3318억원이다. 2009년(2조 7100억원) 대비 22.9% 증가했다. 개통(1980년) 후 34년간 썼던 2호선의 선로(線路)와 운행 시스템 등은 이미 재투자 단계를 넘었지만, 부채감축을 이유로 미루고 있다. 서울메트로의 안전투자 비용은 올해 829억원으로 연간 수입 예산(1조 8442억원)의 4.4%에 불과하다.

서울메트로 측은 “원가 대비 80%에 불과한 낮은 운임비용과 무임수송 비용 때문에 낡은 시설 개선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하철 안전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고 미비한 안전장비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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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4-05-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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