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근 전 동아대 총장, 학술지서 주장
‘가마솥과 닮았다’해서 붙여진 부산(釜山)이란 이름의 산의 원래 위치는 지금까지 알려진 부산 동구 좌천동의 ‘증산’(甑山)이 아니라 지금의 ‘자성대’라는 주장이 나왔다.고고학자인 심봉근 전 동아대 총장은 5월 발간한 동아시아문물연구학술재단의 학술지 ‘문물연구’ 제25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 같은 주장을 폈다.
그는 ‘부산포와 부산진성의 공간적 위치분석’ 논문에서 “조선 성종 5년(1474년)에 간행된 해동제국기(海東諸國記) 내용 중 제동래부산포지도(東萊富山浦之圖)는 지금의 자성대 공원과 동천 하구를 중심으로 그 주변의 강, 산, 섬, 바다 등을 비교적 잘 묘사하고 있다”며 “이 지도를 보면 자성대 공원 일대가 ‘부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 전 총장은 “’동국여지승람’ 등 문헌에서 나오는 ‘부산 아래가 부산포’란 구절을 염두에 두고 이 지도를 보면 당시 부산포에는 현재의 자성대 공원이 위치한 산 외에는 주위에 산이 없으므로 자성대공원 일대 위치가 곧 부산이라는 것을 시사해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의 위치에 대해 그동안 동구 좌천동 뒷산인 증산이라는 설이 대세를 이뤄 왔지만, 증산이라는 산 이름은 성종 훨씬 이후인 임진왜란(1592년) 때 왜성인 ‘범천증산성’(凡川甑山城)이 축조된 다음에 생긴 것으로 성종 초기부터 사용된 ‘부산’과는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제동래부산포지도와 문헌을 비교하면 성종 초기부터 사용된 ‘부산’은 자성대 공원이 있는 산으로 증명된다”며 앞으로 부산 원 도심 재생 차원에서 지금의 ‘자성대’ 이름을 ‘부산’으로 복구할 것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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