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공포] 주민들 “또 꺼질라, 불안해서 못 살겠다”… 부동산 거래 뚝

[싱크홀 공포] 주민들 “또 꺼질라, 불안해서 못 살겠다”… 부동산 거래 뚝

입력 2014-08-22 00:00
수정 2014-08-2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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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석촌동 일대 가보니

“요즘 밤에도 통 깊은 잠을 못 잡니다. 선잠에 들었다가 새벽에 깨기 일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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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조사단이 지난 14일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현장에서 도로 밑에 생긴 폭 5~8m, 깊이 4~5m, 길이 80m의 동공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서울시 조사단이 지난 14일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현장에서 도로 밑에 생긴 폭 5~8m, 깊이 4~5m, 길이 80m의 동공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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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낮 서울 송파구 석촌동 석촌지하차도 앞. 이모(48·건설노동자)씨는 최근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견된 곳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지하철 9호선 연장 919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석촌지하차도에서 지난 5일 폭 2.5m, 깊이 5m, 길이 8m의 싱크홀이 발견된 데 이어 13일에도 폭 5~8m, 깊이 4~5m, 길이 80m의 동공(지하의 빈 공간)이 발견됐다. 이로 인해 석촌지하차도는 전면 통제됐다. 이후 동공 5개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주민 불안은 더 커졌다.

이씨는 “인근 빌라에서 20년 동안 전세로 별 탈 없이 살고 있었는데 싱크홀에 동공까지 생기니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면서 “2016년까지 전세계약이 돼 있지만 그 전에 나가겠다고 집주인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송파구청 방향 석촌지하차도에서 불과 10m 떨어진 빌라에 사는 이금례(63·여)씨 역시 싱크홀과 동공 복구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씨는 “지하차도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자 우리 집 앞에서 유턴하는 차량이 급증했다”면서 “인근에 초등학교 한 곳(석촌초교)이 조만간 개학할 텐데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송파구 싱크홀’의 원인 중 하나로 꼽는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 등 인접지역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3시쯤에는 송파구 방이동 방이사거리 인도에서 가로 0.6m, 세로 2m, 깊이 1.5m의 지반 침하사고가 일어나 주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사고 현장은 석촌지하차도와 900여m 떨어져 있으며 지하철 9호선 공사장과는 60m 거리이다.

인근 먹자골목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강을선(48·여)씨는 “석촌동에서 큰 동공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에는 길을 걷거나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쑥 빠지지는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박모(39·회사원)씨는 “석촌지하차도로 출퇴근을 하곤 했었다”면서 “싱크홀 소식을 접한 뒤로는 30분쯤 더 걸리더라도 아예 빙 돌아서 간다”고 털어놓았다.

부동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방이동에서 18년간 중개업소를 운영해 온 임모(52)씨는 “임차인들이 계약 전 안전에 대해 꼬치꼬치 묻는다”면서 “지난해부터 ‘제2롯데월드’ 기대심리로 유지되던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석촌동 모 아파트의 임대계약 성사 직전 임차인이 싱크홀 얘기를 하며 계약 파기를 통보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달 초 매매계약을 했다는 주민 최모(68)씨는 “부동산에서 ‘운이 좋았다’고 하더라”면서 “집을 팔기 전 주변에서 ‘살기에 불안하지 않으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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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4-08-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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