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3) ‘감시’ 일상화된 일터

[CCTV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3) ‘감시’ 일상화된 일터

입력 2014-08-28 00:00
수정 2014-08-28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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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CCTV’ 법규도 없이… 원격 근무 감시·미동의 땐 채용 거부

#. 50대 남성 A씨는 2012년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대형 건물에서 경비업무를 시작했다. 2교대로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는 A씨는 낮 근무 시에는 8시간을 서서 일한다. 근무보다 더 힘든 것은 이따금 걸려 오는 전화다. 옆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와 잠깐 대화를 나누거나 뭔가를 찾으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여지없이 벨이 울린다. 수화기를 들자마자 “일 똑바로 안 해?”라는 경비반장의 고함 소리가 들려오고, 그럴 때마다 이마와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경비반장은 건물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B씨의 근무 태도를 지켜보고 있다. B씨는 “CCTV 안내판에는 분명 ‘방범용’이라고 적혀 있는데 노동자 감시용으로 쓰이고 있다”면서 “사람 대접을 못 받는다는 생각에 모욕감이 들었지만 항의할 수도 없어 속 터질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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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육교사 9년차인 B(33·여)씨는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텨 왔다. 지금 근무하는 어린이집은 2011년 말 영·유아 안전사고 예방을 이유로 CCTV 5대를 설치했다. 원장은 면접을 볼 때 보육교사들에게 “CCTV 열람에 동의하지 않으면 고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근로 조건에는 아이들 부모도 CCTV 영상을 언제든 열람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B씨는 “음악수업 중 다른 노래를 틀려고 컴퓨터 앞에 잠깐 앉았는데 나중에 CCTV를 본 학부모가 쫓아와서 ‘근무 시간에 왜 놀았느냐’며 아이들 앞에서 면박을 준 적도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집중하지도 못하고 오해받을 일도 할 수 없어 늘 초조하다”고 말했다.

#. 한 협동조합 매장에서 근무하는 판매직원 C씨는 매니저의 끊임없는 업무 지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니저는 현장에서는 물론이고 본인이 쉬는 날에도 직원들의 근무 태도를 일일이 지적했다. 매장에 설치된 CCTV 영상을 개인 휴대전화로 볼 수 있도록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놓고 직원들의 동태를 감시했던 것이다. 사전에 직원들의 동의는 전혀 없었다. C씨는 “매장 안 CCTV는 도난 대비용인데 매니저가 본래 목적과는 달리 직원들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업장 안에 설치된 CCTV가 범죄 예방이나 시설안전관리 등의 본래 목적보다는 근로자 감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2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01~2012년 CCTV를 비롯해 휴대전화, PC, 지문인식기 등 각종 정보 기기로 인해 발생한 노동 인권 침해 사례를 조사, 분석한 결과 전체 진정 및 상담 사례 679건 가운데 70.8%인 481건이 CCTV와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직장 내 CCTV 설치 용도를 제한한 법령은 없다. 개인정보보호법에 ‘공개 장소’에서 CCTV 설치가 가능한 조건(범죄 예방·수사, 화재 예방, 교통 단속 목적 등)만을 명시했을 뿐이다.

안전행정부에서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해 제정한 표준개인정보보호지침은 ‘공개된 장소’를 공원, 도로, 지하철, 상가 내부, 주차장 등 정보 주체의 접근과 통행에 제한이 없는 장소로 정의하고 있다. 직원만 출입할 수 있는 사업장 내부는 ‘비공개 장소’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CCTV를 근로자 근무 태도를 감시·감독할 목적으로 설치, 운영한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는 얘기다.

근로자 감시 설비 설치는 노사 협의 대상이다.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에는 근로자 감시 설비 설치 문제를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사측이 협의하지 않고 무단으로 설치해도 처벌 규정이 없어 노측으로서는 속수무책이다. 민주노총 조현주 변호사는 “사용자가 CCTV 문제를 처음부터 협의하지 않거나 협의 사항을 위반했을 때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업장에 CCTV를 포함한 전자 감시 설비를 원칙적으로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업장이 비공개 장소라고는 하지만 CCTV로 촬영하는 영상정보는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 주체의 동의 등이 있어야 개인정보를 수집,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회사 측이 근로자들에게 CCTV 설치 및 열람 동의를 강요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것은 이 같은 규정을 피해 가기 위해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류하경 변호사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불평등한 지위를 감안하면 동의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인권 침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근로계약 조건으로 CCTV 설치 및 열람 동의를 강요하는 것은 불공정 계약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thumbnail -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4-08-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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