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눌리는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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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6 00:00
수정 201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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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은 학원 특강에… 취준생은 하반기 공채에… 기러기 아빠는 외로워서…

“할머니가 보고 싶지만 당장 공부가 급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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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2학년인 이모(17)군은 이번 추석 연휴 때도 광주의 할머니 댁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추석 당일인 8일부터 대체휴일인 10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언어영역 고전문학 특강’을 듣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도 특강을 듣기 위해 혼자만 집에 남아 있었다. 이군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명절 때조차 손자를 못 봐 아쉬워한다”면서도 “아이가 공부한다는데 대한민국 어떤 부모가 건드릴 수 있겠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추석은 모처럼 가족이 재회하는 명절이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일부는 명절조차 여유롭게 보낼 수 없다. 귀성을 포기한 중고생과 취업 준비생(취준생), 직장인 등에겐 올해 추석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요즘 중고생들은 명절 연휴에도 바쁘다. 이군처럼 입시를 앞둔 많은 학생이 학원 추석 특강을 들어야 하는 까닭에 시골 할머니 댁에 다녀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6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 주요 학원가에선 유명 강사의 특강이 줄줄이 열린다. 주부 유모(42·서울 송파구)씨는 “특강이 아니더라도 학원들이 수업 일수를 맞추기 위해 명절에도 수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학원이 ‘갑’이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논술 등 코앞에 다가온 입시를 겨냥한 불법 고액 과외도 기승을 부린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치동 등 학원가를 중심으로 법정 수강료 이상을 받고 수업하는 학원과 그룹지도 등을 단속하라고 각 교육지원청에 공문을 내렸다”고 말했다.

취준생들도 고향에 내려갈 여유가 없다.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이 9월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취업 포털사이트인 ‘사람인’이 최근 구직자 5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가 ‘귀성을 포기하고 이력서 작성, 면접 준비 등 구직 활동을 하겠다’고 답했다. 강모(28)씨는 “부산 고향 집에 가 봤자 친척 어른들이 ‘직장을 왜 아직 못 구했느냐’며 잔소리하실 것 같아 안 가는 게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취업철이라 명절에도 책상에 앉아 있는 마음이 이해는 되지만 가족과 수다라도 떨며 취업 스트레스를 잘 날려 보내야 심리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에 50여만명으로 추정되는 ‘기러기 아빠’들은 명절조차 외롭게 보내야 한다. 5년 차 기러기 아빠인 신모(50)씨도 그중 한 명이다. 신씨의 아내는 대학생, 고등학생인 두 아들과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 신씨는 “추석 당일 차례만 지내고 곧장 서울로 올라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또 “평소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가지만 남는 시간이 많은 추석엔 외로움이 정말 한없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이민옥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참석… 미래세대 자원봉사 지원 의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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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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