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파업 급식 혼란
“급식이 좋아요? 도시락이 좋아요?” “도시락요!”학교비정규직 총파업… 아이들은 ‘엄마 도시락’
학교비정규직 3개 노조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총파업에 들어간 20일 점심 급식이 중단된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이 도시락을 먹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학교 비정규직 3개 노조가 파업을 실시한 20일 낮 12시,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천왕초등학교의 점심시간. 2학년 이모 담임 교사의 질문에 23명의 아이들이 “도시락이 좋아요!”를 외쳤다. 이유를 묻자 “맛있어서요!” “급식은 밥을 적게 줘요!” 등의 대답이 터져 나왔다.
3~4명씩 모여 앉은 아이들은 각기 색색의 도시락을 책상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볶음밥이나 유부초밥처럼 조리법은 간단하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가 주를 이뤘다. 이 교사는 도시락 밥이 차갑게 식었을 것을 걱정해 전기 포트에 끓인 따뜻한 물을 하나씩 나눠 주었다.
20일 서울, 부산 등 900여개 학교에서 급식 차질을 빚었지만 강원, 경기, 경남, 광주, 대전노조지부는 교육청이 노조 요구안을 받아들여 파업을 벌이지 않았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학부모들은 급식 파행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왕초 관계자는 “워킹맘들은 ‘급식 미실시’ 소식에 당황했지만 파업 자체가 갑작스럽게 결정된 사항이기에 이해해 주셨다”며 “평소보다 학교 앞 햄버거나 김밥집이 북적거렸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파업에 따른 ‘급식 파행’에 일선 학교들은 도시락 지참 외에도 대체 급식, 단축 수업 등으로 대응했다. 강서구 염동초교 관계자는 “도시락을 못 싸오는 경우 등 위화감 조성의 우려 때문에 전체 회의를 통해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빵 제공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로 옆 염창중은 이날 5교시까지 단축 수업해 낮 12시 30분쯤 학생들은 모두 귀가했다. 이날 강원, 경남, 광주, 대전은 파업을 철회하면서 전국적으로 900여개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4-11-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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