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된 원전도면 4번째 공개… 한수원·정부 “안전” 되풀이

유출된 원전도면 4번째 공개… 한수원·정부 “안전” 되풀이

입력 2014-12-22 00:00
수정 2014-12-22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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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10만장 폭로”… 돈 요구도, 이상없다던 한수원 22일 모의훈련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도면과 매뉴얼 등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문서가 또다시 인터넷에 공개됐다. 지난 15일에 이은 4번째 유출이지만 한수원과 정부는 “원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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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자력발전소를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도면 등 주요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삼성동 한수원 본사 로비가 썰렁하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국내 원자력발전소를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도면 등 주요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삼성동 한수원 본사 로비가 썰렁하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1일 오전 1시 30분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밝힌 해킹용의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다시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과 함께 4개의 압축파일을 공개했다. 이날 추가 공개된 자료는 고리1·2호기 공기조화계통 도면 등 5장과 월성3·4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목차 7장, 미국에서 만든 노심설계용 공개프로그램인 MCNP Ver5. 사용설명서 및 SW 목차, 일본에서 개발한 핵종량 계산프로그램인 BURN4 등 4가지다. 해킹 용의자는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 만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성탄절부터 고리1·3호기, 월성 2호기를 가동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라”면서 “크리스마스에 중단되는 게 안 보이면 저희도 어쩔 수 없다. 자료 전부를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할 수밖에…”라며 사이버 공격을 예고했다. 내부자료를 돌려주는 대가로 돈도 요구했다. 그는 “자료를 넘겨주는 문제는 가동 중단 후에 뉴욕이나 서울에서 면담해도 되죠”라면서 “돈은 어느 정도 부담하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새로 온라인에 공개된 자료 역시 핵심기술이 아닌 일반 기술자료일 뿐”이라면서 “이로 인해 원전 안전에 영향을 받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며 기존입장을 반복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은 자동차처럼 시스템 자체가 독립된 구조로 구성돼 있어 외부에서 인터넷으로 접속해 해킹 등으로 공격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한수원은 원전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면서 22일부터 이틀간 사이버공격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프로토콜(IP)의 위치가 지방 모처로 파악됨에 따라 이날 현장에 수사관을 급파했다. 특히 합수단은 해당 IP를 통해 ‘좀비PC’가 가동된 흔적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좀비PC가 미리 악성 프로그램을 심어 두어야 가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치밀한 계획에 따라 준비됐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4-12-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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