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리 고발했다고 파면… 복직 20일 만에 또 징계

학교 비리 고발했다고 파면… 복직 20일 만에 또 징계

입력 2015-01-02 00:02
수정 2015-01-0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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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마케팅고 안종훈 교사 중징계

학교 내부 비리를 서울시교육청에 제보했다 파면당한 뒤 복직했던 동구마케팅고 안종훈(42) 교사가 복직 20일 만에 또다시 재단 측으로부터 보복성 중징계를 당했다. 비리 사학 내부 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사학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동구마케팅고 재단인 동구학원은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로부터 파면 취소 결정을 받아 학교에 복직한 안 교사를 지난달 31일 직위 해제했다. 사실상의 모든 직무에서 배제시키는 직위 해제는 파면 전 단계의 중징계로, 급여도 절반만 지급된다. 내부 고발자를 학교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재단 측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안 교사는 2012년 학교와 동구학원 내부 비리를 감독기관인 서울시교육청에 제보했다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에 의해 지난해 8월 파면됐다. 안 교사는 파면 조치에 불복해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요청했고, 심사위는 지난달 12일 “현저한 재량권 남용”이라며 파면 취소와 학교 복귀를 결정했다. 안 교사는 지난달 9일 한국투명성기구가 주는 ‘투명사회상’을 받았고, 호루라기재단이 내부 고발자에게 수여하는 ‘2014 올해의 호루라기’상도 수상한 대표적인 내부 고발자다.

재단 측은 안 교사가 세월호 집회 참여 등 정치적 활동을 했고 학교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해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일 징계위원회 출석도 함께 통보했다.

이에 대해 안 교사는 “직위 해제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고 그 이유도 말이 안 된다”며 “징계위에서 파면을 결정하면 다시 소청심사위에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적 소송 가능성도 내비쳤다.

안 교사에 대한 계속된 징계는 현행 사학법이 사학재단에 교원의 인사에 관한 무한한 권한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학업성취도평가 때 학생의 시험 거부를 유도한 김영승 세화여중 교사가 파면당한 뒤 파면무효 소송에서 승소해 복직했을 때도 학교 측이 또 징계를 내려 문제가 된 바 있다. 김 교사는 다시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4월 복직했다.

유성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기획국장은 “지금의 사학법으로는 교원소청심사위나 법원을 통해 복직한 ‘눈엣가시’ 교사를 사학 재단이 마음대로 파면하는 전횡을 막을 수 없다”며 “사학법 개정을 통해 이를 제한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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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1-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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