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이 주도하고 자원봉사 시간 채우는 방식에서 변화
‘복지관에서 노약자를 돌보고 봉사 점수를 받는 것’이 자원봉사 활동이라는 인식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관이 주도하던 서울시의 자원봉사 활동이 시민이 직접 기획해 참여하는 방식으로 달라진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시민이 자원봉사 활동을 제안하고 참여자를 모집해 활동하는 ‘시민의 힘’ 캠페인을 펼친다고 17일 밝혔다.
시민이 지역사회에서 문제를 찾아 자원봉사 활동을 기획한 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http://volunteer.seoul.go.kr)에 올리면 된다.
눈 예보가 있는 날 ‘**동 눈 치울 사람 모여라~’ 혹은 ‘청계산 쓰레기 치우러 갑시다’라고 제안하면 관심있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방식이다.
‘지하철에서 배낭 앞으로 매기’나 ‘뒷 사람 문잡아 주기’ 등 캠페인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을 수도 있다.
현재의 자원봉사는 복지시설과 공공기관에서 기획한 활동에 시민이 참여하는 일방통행이다.
일부 참여자들이 자원봉사 시간을 채워 실적을 높이는 데 지나치게 비중을 두는 모습도 보인다.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자원봉사 시간을 기준으로 포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창기에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활동시간 등록제를 도입하고 관에서는 ‘성과’ 관리 측면에서 접근한 영향이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활동을 통해 시민 개개인이 보람을 느끼는 자원봉사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로 했다.
특히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이 형식적인 점수 따기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원봉사가 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를 기획하고 활동한 결과를 일선 학교, 교육청 등과 연계해 생활기록부에 올리는 방안을 구상 중이며, 협의가 늦어질 경우 혁신학교와 청소년단체, 학교 내 봉사 동아리 중심으로 우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자발적으로 재밌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서대문형무소 벽면에 벽화 그리기 등을 주도한 기획 봉사단체 ‘애드벌룬’, 참가자를 모집해 버스에 태운 뒤 내릴 때 그 날의 봉사활동을 알려주는 ‘어떤버스’ 등이 그 사례다.
해외에서는 영국의 ‘굿짐(Good Gym)’과 같은 봉사 모형이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
굿짐은 여러 명이 함께 달리기를 하면서 홀몸 노인들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도움을 주는 것으로,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선행을 하는 일석이조 프로젝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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